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홍채인식 등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신기종 스마트폰의 배터리 불량이 이슈가 되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였기 때문에 그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전량회수 등 기업입장에서는 뼈아픈 해결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이런 빠른 대응은 기업 이미지전략 차원일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 대상이 현대인들의 절대적 필수품인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세대를 막론하고 ‘스마트폰’이 분실, 고장 등으로 부재하게 된다는 것은 끔찍한 재앙으로 여겨질 만큼 스마트기기는 현대인들의 필수불가결한 물건이 된지 오래이다.
최근 모든 것의 연결이라는 초연결사회로의 이행이 가속화되면서 스마트기기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시계나 의류, 신발, 안경 등의 각종 액세서리로 진화한 웨어러블 기기는 신체 기관의 일부처럼 부착되어 사람의 역량을 끌어올려 주고 있다. 이렇듯 스마트시대의 도래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삶의 모든 층위를 편리하게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했던 기술문명의 산물들과 마찬가지로 스마트기기들 역시도 명(明)과 암(暗),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음이다.
스마트기기는 늘 현대인들의 삶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도 중독 문제가 심각하다. 스마트기기 중독은 과거 텔레비전, 인터넷 중독보다도 더욱 강력한 모습을 하고 있다. ‘노모포비아’(No Mobile-phone Phobia의 합성어)라는 신조어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비극을 보여준다. 특히, 한시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는 젊은 세대의 노모포비아 문제는 심각하다. 스마트기기에 대한 과도한 사용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주요 우울장애, 사회공포증, 강박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기기들이 초래하는 심리적 장애는 ‘아이디스오더(iDisorder, 정보기술 장애)’라고 일컫기도 한다. 심리적 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스마트기기 사용으로 인한 사고도 심각하다. 보행 중 스마트폰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주의력 부족으로 사고를 당하고, 운전 중 스마트폰 조작으로 주의력을 상실하여 끔찍한 사고를 초래한 사례들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이다. 유감스럽게도 최근 성균인들의 ‘아이디스오더’적인 모습도 생생하게 접하고 있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에 집중하던 학생이 차량에 치일 뻔한 아찔한 상황, 좁은 길에서 스마트폰만 바라보던 학생과 부딪힐 뻔한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스마트폰 사용은 자제해주길 바란다’는 교수의 당부는 오롯하게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우리 성균인들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스마트기기는 무한한 데이터와 정보를 쉽게 꺼내 쓸 수 있는 만물상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대사회, 특히 한국에서 스마트폰은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든 이의 욕구를 신속하고 빠르게 처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다 보니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드는 사유(思惟)가 등한시되고 있다. 데카르트의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가 ‘나는 검색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비틀린 유머로 탈바꿈한 것은 이러한 작금의 현실을 반영한다. 그렇다고 아날로그 시대로의 회귀와 같은 시대에 걸맞지 않는 해결방안은 곤란하다. 결국 스마트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균형과 절제의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의 교육커리큘럼에서도 이것을 고민해야 한다. 기술문명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는 혜안을 젊은 세대와 공유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