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경(기계 11) 학우

기자명 황병준 기자 (hbj0929@skkuw.com)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불현듯 선선하니 초가을이다. 초가을이면 또다시 중간고사는 다가와서, 곧 들이닥칠 불편과 긴장이 저녁 추풍의 쾌적함에 기웃거렸다. 추풍 부는 캠퍼스를 가로질러, 손에 취업시험 문제집을 들고 신문사를 향해 걸어오던 그의 발걸음은 빨랐다.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이의 아름다운 속박인 듯싶었다. 지난 6일, 조준경(기계 11) 학우를 만났다.

 

 

애독자라고 들었다. 성대신문을 읽는 이유가 무엇인가.
평소 신문 읽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기숙사에 살아서, 일반 신문은 챙겨보기가 쉽지 않더라. 성대신문은 학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신문이었다.

정제된 언어라니 무슨 말인가.
지난 1590호에 실린 ‘인간을 향하기에 더욱 인간다운 학문, 인간공학’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소재도 참신했고 그것을 담아낸 언어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 후 성대신문에 더 관심을 두게 됐고, 참신하고 다양한 소재들을 다룬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성대신문을 매주 챙겨 읽는다. ‘대학은 결코 작은 사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여론면에 기고하기도 했다.

글도 기고하고,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있어 보인다. 원래 글 쓰는 것을 좋아하나.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다. 책을 읽으면서, 문장들을 하나하나 습득하려 노력했었다. 하여 글쓰기에 자신감도 없지 않다. 학창시절 교내 백일장에 글을 하나 써 낸 적이 있는데, 심사위원이 내게 글 어디서 베꼈냐고 물어보더라. 당시에는 어이없고 당혹스러웠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기분 좋았다. 그때부터 글쓰기에 자신감을 갖고 더 좋아하게 됐던 것 같다.

그렇다면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 문과대학에 진학했어도 좋았을 텐데.
학창시절, 글 쓰는 것뿐만 아니라 수학과 과학에도 흥미가 있었다. 그래서 이과에 진학했고, 대입 때는 공학의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계공학과에 진학하기로 했다. 공학 전반을 배운다는 것에 끌려 과를 정한 것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든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대학에 와서는 경제학 공부도 따로 하고 있는데,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전체적인 흐름인 자본주의적 시스템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양한 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은데, 학교 다니며 어떤 활동을 했을지 궁금하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주최한 튜터링 활동에 참여했다. 고등학생 튜티들에게 경제학을 가르치는 활동이었다. 활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험과 면접을 통과해야 했다. 평소 경제학을 틈틈이 공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상인 ‘우수 튜터상’을 받기도 했다. 총 3명이 그 상을 받았는데 나만 유일하게 이과 출신이었다. 신기하고도 기쁜 경험이었다. 교내에서는 킹고스타 활동을 통해 인성함양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다양한 요소들을 한데 묶는 접점이 있는 것인지.
리더의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인이 되고자 하는데, 리더로서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 어릴 적부터의 생각이었다. 하나를 깊이 아는 전문가가 되는 것도 좋지만, 문·이과적 소양과 함께 다방면의 지식을 섭렵하는 제너럴리스트로서 훌륭한 경영인 리더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그런 본인에게 있어 성대신문을 한 단어로 말한다면.
경영·경제·기계공학을 공부하면서 숫자에 파묻혀 지내다 보면 글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성대신문은 그런 내게 ‘쾌적함’이다. 숫자 공부도 좋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성대신문은 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