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관우 기자 (ansrhksdn@skkuw.com)

최근 대학 간의 경쟁적 분위기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국내대학 학점교류제(이하 학점교류제)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시행되고 있고 다양한 형태로 점점 확산하는 추세이다. 학점교류제란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국내 타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취득한 학점이 소속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학점교류제는 언제부터 어떠한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점점 대학 사회에 퍼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는 약 40여 년 전인 1972년,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세 대학의 대학원을 대상으로 처음 학점교류제가 시행됐다. 당시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던 이 제도를 도입한 목적은 각 대학의 유능한 교수와 우수한 시설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대학원 교육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었다.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대학원의 인적자원 활용도는 물론 학생들의 학문적 역량 또한 향상되는 장점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점차 대학원뿐만 아니라 학부과정에도 학점교류제를 도입한 대학교들이 많아졌다. 강원대 교육학과 김경년 교수가 집필한 논문인 「학점교류로 본 대학 간 협동과 경쟁의 양태: 집단구별 및 층화된 네트워크」에 따르면, 소수의 대규모 중심부 대학은 독자적으로 외부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 간 협동에 소극적이다. 반면에 규모가 작은 주변부 대학은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에 학점교류를 통해 호혜적인 관계를 성립하고자 한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은 국내 대학이 단위대학만으로는 자원이나 예산에서 한계가 있으므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나온 하나의 대책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로써 국내 대학들은 서로의 경쟁과 고립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학술적 협력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qwertys@

이러한 대학 간 교류 활성화의 경향은 최근 들어 더 커지고 있다. 그 예로 지난 1월 21일 ‘서울총장포럼’에서 서울 내 23개 대학이 학점교류협약을 체결한 것을 들 수 있다. 서울총장포럼에 우리 학교는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와 같이 서울총장포럼에 가입하고 있지 않지만, 그 외 서울총장포럼에 가입한 대학 중 23개교는 이를 체결했다. 그동안의 학점교류는 학술교류협약을 대학 간 일대일로 맺어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23개 대학이라는 대규모로 협약을 체결하여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 협약을 통해 이번 학기부터 소속 학생들은 협약이 체결된 학교 중 원하는 대학에서 정규·계절학기를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이러한 대학 간 학술 교류 추세는 온라인으로도 퍼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 10개 대학이 총 27개 강좌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무크(K-MOOC) 확대 추진도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학기부터 △서울대 △카이스트 △포스텍은 세 대학 전용 K-무크인 ‘SKP-무크’를 공동 제작하여 학점교류에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공개강의까지 학점교류의 범위를 넓힌 것은 국내 최초이다. 현재 SKP-무크는 이공계 5개 강의에 적용 중이며 세 대학은 해당 강좌의 이수증을 접수할 경우 오프라인 절차를 거쳐 한 강좌당 2학점씩 인정한다.
한편 우리 학교는 다양한 학문 교류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1997년 6월부터 학점교류제를 시행해왔으며, 현재 학부과정 13개교, 대학원 과정 14개교와 학술교류협정을 맺은 상태다. 학점교류 신청을 위해서는 소속대학 행정실에 직접 방문해 해당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학교 공지사항 또는 GLS의 CYAN 메뉴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