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실패는 언젠가 잘못된 의사결정의 보복이다. 요즘 대한민국은 온통 개탄의 목소리로 요란하다. 국가 리더십의 상징인 대통령은 물론 국정운영시스템 자체에 대해 국민들은 절망하고 있다. 대통령을 선택한 국민이나 사전에 제대로 방지하지 못한 청와대 역시 지난날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한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번 국정리더십의 붕괴는 우리나라 리더십 풍토의 민낯이다. 만일 이번에도 새로운 리더십 문화를 건설할 수 없다면 대한민국의 미래에는 희망이란 단어가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작금의 사태는 두 가지 관점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한 가지는 올바른 지도자를 세우는 리더십 풍토가 취약하다는 것이며 다른 한 가지는 국가운영에 동참하고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팔로워십(followership)이 편파적이라는 점이다. 우선 지도자를 선택하는 관점이 객관적 사실과 미래 잠재력에 근거하지 않음을 반성해야 한다. 누구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한 청사진이 주장하는 사람의 과거 실적과 잠재력이 연계되어 있는가를 평가해야 한다. 리더십은 상식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이 아니다. 실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명분으로 선택된 리더는 실패라는 시행착오를 피해갈 수가 없다. 국정운영시스템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이력서가 아니라, 시스템경영을 통해서 전체의 발전에 어떻게 기여했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개인적 인연이 아니라 지도자의 비전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공정한 마인드와 객관적 역량이 필수 조건이다.
마침 우리 대학은 물론 많은 대학에서 총학생회의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국가적 리더십 위기를 배경으로 치러지는 선거이므로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선택의 장이 될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각 대학 캠퍼스에 올바른 리더상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표들이 선출되기를 기대한다.
미래 중시 대학의 학생 지도자는 올바른 가치관과 진취적인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리더의 가치관은 시대에 따라서 우선순위가 조정되기 마련이지만 공정한 원칙, 사회적 책임, 그리고 지속적 혁신은 기본에 해당된다. 편파적이지 않은 판단력,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 그리고 피드백에 근거한 대안제시가 바른 리더십의 기본이다.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전략과제를 제시하고 창의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지칭하는 진취적 역량은 리더십의 잠재력인 동시에 영향력의 크기다. 즉, 마인드와 사업 역량의 균형 수준이 리더십의 미래 가치인 것이다.
문제는 과연 그런 리더십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려있다. 지도자의 선택은 복합적인 의사결정 이슈이지만, 최소한 55% 대 45% 비율을 기억해야 한다. 리더십의 평가를 과정(Approach) 55%와 결과(Result) 45%로 나누어서 판단하라는 주문이다. 과정에 대한 평가는 제도와 운영시스템 구축을 통한 미래 준비를 의미한다. 일시적인 성공이 아니라 장기적인 리스크와 해악을 경계해야 한다. 결과는 지금까지 쌓아온 실적으로 입증된다. 과거 실적이 미래 청사진에 대한 척도이자 신뢰도이기 때문이다. 과정과 결과를 구분하고, 그 중요도에 객관성을 부여하려는 소소한 의식 변화. 캠퍼스에 새로운 리더십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작은 시도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