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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명제
이소연 편집장  |  ery347@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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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호] 승인 2016.11.07  12: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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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기자는 펜으로 싸우는 직업이라 했다. 기자라는 직군을 묘사할 때 ‘싸운다’는 다소 격한 표현이 사용되는 건 그들의 치열한 삶에 대한 방증일 것이다. 그러나 기자 그 스스로 싸운다고 말할 수 없을 때의 무력감은 치열함을 무색하게 한다.
어떤 이들은 그 무력함을 가장 치열해야할 시기에 느꼈다. 언론보도를 통해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 시작되며 ‘언론이 언론다운 일을 했다’며 찬사를 받는 한편, 일부 기자들은 의혹에 대한 취재 건의를 거부한 보도본부를 비판하며 농성을 벌였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보도본부장은 자사 기자들이 국정개입 의혹을 보도하자고 요구했던 당시, ‘국민적 의혹이 아니다’라는 대답으로 취재TF팀 구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적 의혹이 아니라는 말은 얼마 가지 않아 무색해졌다. JTBC의 태블릿 입수 후 이어진 보도는 의혹의 베일을 벗기기 시작했고, 다수의 언론사들은 그 후에야 보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본부의 취재 개입에 대한 기자들의 당연한 의문과 질타로 이어졌다. “기자가 현장 리포트를 하려다가 '그동안 뭐했느냐' 하는 시민들의 야유와 항의에 물러나는 장면이 가슴 아팠다”는 한 언론인의 말은 그들이 느꼈던 무력감과 분노를 실감케 했다.
잘못했으니 매를 맞는다. 국정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매체가 ‘믿을 수 있는 언론’으로 부상한 것은 그동안의 언론보도 행태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을 보여준다. 실망감은 최근의 보도에서도 이어졌다. 사건의 전개과정보다 사건 당사자가 착용한 명품의 가격을 더 부각하는 자극적 보도 행태와, 사건과 관계없는 내용을 엮어 끊임없이 나오는 어뷰징 기사들은 역시나 존재했다. 보도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방송국의 한 보도책임자는 “현재 기자들이 하는 노력을 폄훼하지 말라”는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구조는 언론에 대한 실망감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물론 대학언론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독자에게서 들려오는 질타는 노력에 대한 폄훼가 아니다. 외부의 질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끊임없이 나와야하며 이를 수용하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언론은 그 책무를 이행한다고 말할 수 있다. 언론에 대한 실망감이 당연하지 않은 사회에서 ‘언론다운 역할을 한다’는 말은 칭찬이 아닌 당연한 명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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