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신념을 위해 목숨을 버린 잊혀진 날의 사람들
목숨을 위해 신념을 버린 오늘 이 땅의 사람들
죽지 않고 살기 위해 아무런 말할 수 없는
두려움에 자신을 숨겨버린 사람들
거짓말과 흥정으로 착취하는 사람들
사람을 먹는 괴물로 변해버린 사람들
소리없이 목을 조르는 숫자들 저편에서 괴물들이 살아 숨쉬는 나라

밴드 럭스(Rux)의 ‘괴물들이 살아 숨쉬는 나라’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이다. 지금 이 곳은 괴물들이 살아 숨쉬는가, 사람들이 살아 숨쉬는가? 아니, 둘다 같은 문장이 될 수도 있겠다.
우리는 보는 것을 믿지만, 보는 것을 모두 믿지 않는다. 보는 것이 처참하더라도, 그 누가 보기에도 잘못된 것일지라도 나의 일이 아니고 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면 그것이 진짜 잘못된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일에 공감할 수 없는가? 나, 혹은 우리 가족의 일이 되지 않는다면 끝까지 외면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믿고 있고, 믿어야만 한다.
우리가 이토록 서로에게 무감각해진 이유는 우리가 ‘이기적으로 변해서’가 아니고 이 사회가 우리에게 억압해온 많은 의무들, 역할들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도록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깨달을 수 있다. 정말로 지금 이 순간에 우리가 두려움에 우리 자신을 숨겨야 하는 것인지를 말이다. 사람들을 먹는 괴물로 변해버린 사람들이 만든 어항에 갇혀 똑같이 사람들을 먹는 괴물로 변해가는 우리 자신이 무섭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제안하고 싶다. 이제는 우리가 모두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더 이상 목을 조르는 그 괴물들의 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토록 망가진 휴머니티를 되찾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꼭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으라기에 열심히 살았고, 꿈꾸며 사는 것이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기에 꿈꾸며 살아왔으나 그 꿈을 이제는 포기하라고 한다. 원하는 것을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을 (미래에 또 미루라고 강요받을) 나중의 편안함을 위해 유예하라고 강요받는다.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행복을 보류해왔고, 또 보류해가고 있다.
과연 우리는 무엇으로서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개인은 자신이 이루어낼 수 없는 부분, 자기 자신으로부터 찾아낼 수 없는 부족한 부분을 공동체와의 관계를 통해 그리고 하나의 휴머니즘을 통해 보완하여 완성해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은 틀린 말이다, 적어도 이 사회 아니 이 순간에는.
인간은 서로를 바라보며, 도움을 주고 함께 살아왔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눈이 마주하고 있는 것은 급격한 퇴보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원시적인 것보다 못하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가, 괴물들이 살아 숨쉬는 나라에서 괴물의 먹잇감으로 살아갈 것인가? 잃어버린 휴머니즘을 찾기 위해 우리가 모두 함께 움직여야 한다. 함께 나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Dum Spiro Spero,)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기 때문이다.

송주현(유동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