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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과 사익의 갈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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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호] 승인 2016.11.28  13: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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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만사가 귀찮고 짜증이 나기도 하고 허탈감도 자주 느낀다. 나이 탓만은 아닐 것이다. 요즘 내 주위의 동료들도 유사 증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동안 잊고 지냈던 사회의 정의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도시경제학 수업이 이루어지는 학기마다 나는 수강생들에게 똑같은 과제를 내고 있다. 교통이나 주택과 관련된 정부의 정책 중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고 해결방법을 스스로 제시하라는 것이다. 물론 3주간의 짧은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과제를 내는 나 역시 많은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 내가 원한 것은 수동적인 자세가 아닌 정책입안자의 입장에서 주변을 살펴보았으면 하는 것뿐이다. 나 역시 지도교수님의 수업시간에 동일한 과제를 수행한 경험이 있으므로 어느 부분에서 학생들이 힘들어할지, 어느 정도의 성과가 나올지 짐작은 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더위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이번 학기. 수강생들은 나에게 전혀 예상 밖의 감동을 선사했다.
   
일러스트Ⅰ유은진 기자 qwertys@

과제에 대해 처음 이야기를 꺼낸 3주 전에는 모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한 주가 지나자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떠한지 물어보는 학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과거의 경험상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이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형량하여 실현 가능한 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대충 흉내만 내는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반해 이번 학기는 조금 달랐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한지 의견을 물어보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몇 번씩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고 분석하면서 자신의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서울시나 기타 관공서에 제안하는 과정에서도 직접 전화를 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피력하기도 하고, 서울시 등에서 제안을 설명해달라는 요구에도 시간을 쪼개 참여했다. 그런 만큼 결과도 좋았다. 몇몇 학생의 제안은 ‘좋아요’란 댓글이 달렸고, 실제로 제안이 채택되기도 했다.
물론 처음 이들을 유인한 동기는 기말점수 5점이었을 것이다. 중간고사가 어렵지 않은 까닭에 상위권의 점수는 5점에도 A와 B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좀 더 치열하게 제안을 준비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실제로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그들의 진지한 모습과 자신감 그리고 만족감이 나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처음에는 공공의 이익에 참여한다는 것이 낯설었지만, 그것에 참여함으로써 얻게 되는 만족감을 그들은 짧은 시간 느꼈던 것 같다.
이 기고문은 그들의 행동에 따로 칭찬을 해주지 못한 내가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 공익과 사익을 어느 때보다 많이 생각하게 하는 요즘. 그들의 행복한 미소가 그리워진다.

   
차경은 교수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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