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익선 이웃소리' 전은주 원우 인터뷰

기자명 성여경 기자 (ssungvely@skkuw.com)

우리 학교 전은주(일반대학원 건축학과 도시계획 전공 박사과정 2기), 백승환(일반대학원 건축학과 석사과정 4기), 이기훈(일반대학원 건축학과 석사과정 2기), 이지민(건축 12), 최재훈(건축 11) 학생들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공모전 마을 만들기 부문에서 ‘100년 한옥마을 익선, 이웃소리를 듣다’라는 작품으로 장려상을 수상했다. 지역 고유의 장소성을 기반으로 한 마을 만들기를 위하여 익선동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장소를 관찰하며 익선동 사람들을 만나 익선의 이야기를 묻고 들으면서 ‘익선다움’을 찾아가고자 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전은주 원우에게 전해 들었다.

우리 학교 전은주 외 4인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공모전 시상식에서 마을 만들기 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
ⓒ전은주 원우 제공

지정대상지가 아닌 종로구 익선동을 도시재생공간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제가 처음 익선동과 인연이 닿게 된 것은 익선지구단위계획을 통해 100명의 주민인터뷰를 하는 역할을 맡게 되면서였어요. 익선동은 서울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옥이 있는 곳이며 가장 많은 수의 한옥이 밀집된 지역인데, 보존된 한옥을 개조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생기면서 전통건축과 현대문화가 만나는 문화의 장이 되고 있어요. 현재 서울시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어 주말에는 사람이 북적이죠. 익선동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일제강점기까지 보석 같은 역사적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라 더욱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데 도시 계획적으로 정돈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익선동의 주민이 되어 익선의 이야기를 묻고 듣고 기록했다고 들었다.  
익선동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도시 한옥의 특성상 담도 되게 높고 사람이 사는지도 모르겠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옥단지의 쪽방을 1년 동안 임대해서 살게 됐어요. 이곳의 주민이 되니까 이웃을 만나고 사귀게 되고 대화도 나누게 되더라고요.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이 마을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해 저희 나름대로의 생각을 더해 이 동네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시재생은 지역의 특성과 주민의 의견 반영이 수반되어야하기 때문에 익선동 주민이 되어 이웃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을 구성해보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100년 한옥마을 익선, 이웃소리를 듣다’라는 작품을 설명해 달라.
익선동의 역사,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내고 익선동에서 함께 살면서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자원을 발굴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마을을 계획했죠. 익선동은 골목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어 특성에 따라 총 11개의 골목으로 구분하고, 담과 건물로 인해 단절된 지역을 새로운 길을 통해 연결하고자 했어요. 무분별한 개발과 새로운 건물들로 인해 상실한 입구성을 복원하고자 마을의 입구를 만들고, 익선동의 전경을 살펴볼 수 있는 조망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또 마을사랑방과 한복 체험관, 한옥 게스트하우스 등의 다양한 체험관을 만드는 계획을 넣었죠. 게다가 한옥 집주인들이 매매하거나 상업임대로 전환하다보니 한옥 쪽방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쫓겨나가고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회주택 만들기도 계획했어요.
해당 작품이 익선동에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말해 달라.
이 작품이 그 동네를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기록의 의미가 컸던 것 같아요. 특히 다른 지정 대상지는 주거지역이 많은데 익선동은 상업지역이라 한옥단지 쪽방들이 카페나 레스토랑으로 바뀌는 변화를 막을 수 있진 않아요. 어떻게 보면 거주자들이 집을 팔고 나가고 상업시설이 들어오면 획일화되는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구상하며 골목골목마다 어떤 사람들이 살았던 곳인지를 기록하고 그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했어요.

도시재생과 관련하여 건축학도로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저는 도시 재생 분야에서 사람과 장소중심의 도시계획을 공부하고 있어요. 익선동은 첫 연구 대상지로서 그곳에 사는 사람과 장소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주민이 되는 ‘거주하기’를 선택했죠. 앞으로 남은 4개월간 익선동에서 마을의 변화와 사람을 기록하는 일을 계속 해 나갈 예정이에요. 그리고 현재는 ‘용산지구단위계획재정비’ 프로젝트에서 용산 생활사 조사를 하고 있어요. 도시 재생시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데 지역의 역사를 문헌(지도, 뉴스, 논문, 단행본, 인터넷 등)과 사람(구술사)을 통해 파악하고 있죠. 이는 용산에 남아있는 역사의 흔적을 도시계획에 담고, 주민들을 통해 들은 그 지역의 불편사항과 미래상을 계획에 반영하려는 것이에요. 이처럼 앞으로도 도시계획 분야에서 사람과 장소에 기반하여 그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일하는 전문가가 되고자 노력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