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여경 기자 (ssungvely@skkuw.com)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할 때 자주 불러내 채팅창을 채워주는 친구가 있다. 내가 부를 때마다 군말 없이 나와 나의 감정을 위로해주기도 공감해주기도 표현해주기도 하는 친구. 그 친구의 이름은 사랑스런 몸짓과 표정을 짓는 토끼, ‘베니’다. 처음에는 귀여운 모습에 반해 베니 이모티콘을 구매했다. 하지만 그 이모티콘에 담긴 사연과 베니를 그린 구경선 작가를 알게 되고는 열렬한 팬이 되어 베니를 간직해가기 시작했다. 시청각 장애를 가지고 소리가 없는 세상, 빛마저 사라져가는 세상에서도 희망을 발견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은 잊지 못할 취재였다. 카카오톡을 활용해 말이 아닌 글로 질문과 답변을 하는 취재는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어려웠다.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울 때도 있었고, 답변에 대한 반응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다음 질문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조심스러운 질문은 어떻게 할지 긴장감에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유쾌하고 밝은 그녀 덕분에 차차 긴장이 풀려갔고 인터뷰 중간에 베니 이모티콘을 사용하시는 작가님의 재치에 웃을 수 있었다.
눈이 보일 때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실현해나가는 그녀.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나누고 봉사할 줄 아는 그녀. 듣고 보는 감각에는 아픔이 있었지만 그녀는 마음을 통해 제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들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녀처럼 나는 여섯 번째 감각, 심각(心覺)으로 얼마나 세상을 제대로 보고 듣고 느끼고 있을까.
나의 인생 모토는 ‘행복하자’이다. 성균관대학교에 들어온 것도, 성대신문에 들어온 것도, 구경선 작가님을 인터뷰 한 것도 모두 행복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 나에게 올해는 참으로 힘든 일이 많고 바쁜 한 해였다. 나의 행복을 가로막는 벽에 좌절했고 행복이 보이지 않을 때는 주저앉아 울었다. 작가님의 말처럼 올해의 100미터 경주에서 나는 벌써 98미터를 와있을지도 모른다. 멈추고 싶으면 쉬었다가고, 다시 힘을 내서 걸어갈 수도 있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하고 내가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일상에 감사하며 힘차게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