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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없는 신문
이소연 편집장  |  ery347@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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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1호] 승인 2016.12.11  00: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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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신문 기자 생활을 하는 동안 학내 문제들로 수많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 무수한 충돌 속에서 대학언론은 어떠한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고민이 많지만, 언론과 마찬가지로 대학언론도 ‘눈치 없이’ 행동해야 한다는 가치관만큼은 갖게 됐다.
흔히 언론은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표현된다. 한 번 보도가 되면 걷잡을 수 없기에 오보가 나도 정정하기는 쉽지 않다. 즉 보도하는 행위 자체가 언론의 역할이면서도 권력이 된다. 이 때문에 입법, 행정, 사법에 이어 제4의 권력이라는 언론이 정치권력과 유착한다면 정치권에 대한 파급력 있는 감시 수단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부 정치적 성향이 뚜렷한 매체 비평지에서는 언론의 보도가 특정 정파를 옹호하고 있다며 언론과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를 상정해 비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느낀 것은 언론은 사실상 ‘눈치 볼 곳’이 꽤 많다는 것이다. 학내 언론사의 예를 들어보자. 학내 보도는 그 대상이 학내 구성원이기에 학교 본부, 교직원, 학생자치단체, 일반 학우 등은 모두 취재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학교라는 공간의 특성상 취재원의 수는 제한적이고, 어떤 사안에 대해 답해줄 수 있는 취재원이 단 한 사람밖에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취재원의 수가 극히 제한적이라면 언론의 입장에서는 취재를 위해 해당 취재원과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구조하에서 언론은 취재원의 눈치를 보기 마련이다. 언론이 눈치를 보는 대상은 취재원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학교 기관으로서 그 수가 제한적이라는 특성상 학내언론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이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기성 언론과 동일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고, 학내 모든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라는 견해, 철저히 학교의 홍보지로서 기능하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이러한 입장들 속에서 학내 언론은 어느 위치에 서는 것이 옳을지 시시각각으로 결정해야 한다.
만약 학내 언론이 눈치를 보지 않고 행동할 경우 질타를 듣거나 기사가 백지화될 위험이 존재한다. 가령 학교 행정제도에 대해 학우들이 겪는 불편함에 대해 기사를 낸 다음 날 바로 교직원에게 항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학우들의 항의가 들어온 일부 학생회의 업무 처리방식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를 쓴 후에는 학생회 대표자로부터 ‘앞으로 취재에 불응하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물론 취재 과정에서 기자들이 미숙하게 행동했다거나 기사에서 사건이 비약된 경우가 존재하며 언론이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비판적인 논조의 기사를 썼다는 것 자체로 문제시되는 경우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존재했다. ‘학교 신문인데 왜 학교에 비판적인 기사로 학교 이미지를 깎아내리느냐’는 말은 심심치 않게 듣는 이야기다.
학내 언론이 단순한 소식 전달 이상의 기능을 하는 것은 특정 학생회를 비난하고 싶거나 학교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싶어서가 당연히 아니다. 학교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학내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우리 안의 문제점을 보도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내 언론은 이러한 가치를 위해 눈치를 봐야하는 사안에 눈치 없이 행동해야 한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후배 기자들에게 넘기고 독자로 돌아간다. 학내 언론이 눈치 없이 행동할 수 있는 힘은 독자들로부터 나온다. 필자 또한 한 명의 독자로서 학내 언론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것이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도 학내 언론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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