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이 중거리탄도미사일 실험 발사를 실시하고 김정남 암살의 배후로 의혹이 짙어지면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국제사회의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고 군사 대응을 포함한 해법을 전면 재검토 하고 있는 한편, 중국은 한반도 사드배치와 관련해서 한국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북한 이슈에 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 그리고 숙의를 통한 해법을 도출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 이슈를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여러 국가의 역사적 맥락과 외교적 이해관계를 따져봐야 하고 복잡한 전문 지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국민들은 전문 지식을 갖추기 힘들고 북한과 관련한 직접 경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모든 정보를 언론 혹은 소셜 미디어에 의존해 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이슈와 관련한 이해와 여론 형성에 있어 미디어의 영향력이 지대하지만, 우리 언론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는 많은 비판과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 보도에 있어 언론의 문제점으로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팩트 확인과 취재원의 신뢰도 문제이다. 언론이라 할지라도 신뢰할 수 있는 북한 관련 취재원을 확보하기 어렵고 팩트 확인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국정원, 해외 언론, 탈북자 등의 제한적 취재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불완전한 정보나 선정적인 루머를 보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뉴욕 타임즈는 작년 9월 한국 언론의 북한 보도에 루머, 오보, 익명 보도가 많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미디어는 뉴스 프로그램 외에도 토크쇼 등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북한 이슈를 다루며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한 프로그램에서 논의되는 북한 관련 내용들이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거나 개인적 의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북한 보도의 또 다른 문제점은 이슈 자체의 원인과 결과, 대응 방안에 초점을 맞추어 심도 깊게 분석하는 내용보다 한국 내부의 정치적 갈등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국사회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막아야한다는 점에는 일반적으로 동의가 형성되어 있지만,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있어서는 논쟁이 진행 중이고 정치적 갈등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 성향의 정치권에서는 대북 강경책을 추구해 왔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으로 대표되는 진보진영에서는 햇볕 정책을 내세우면서 양측의 정치적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또한 언론 특유의 사회정치적 갈등에 뉴스 가치를 높게 두는 보도경향 때문에, 북한 이슈는 종종 정치권의 프레임에 의존하여 갈등양상이 부각되는 보도 패턴을 보이고 있다. 많은 언론 학자들이 뉴스 프레임 관련 연구에서 가치적 의미를 다루는 프레임은 구체적 경제적 측면을 다루는 프레임보다 독자들의 생각을 단순화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갈등 프레임은 이슈의 본질적 내용을 전달하기보다 정치적 정체성을 자극하여 의견의 양극화를 조장하는 위험이 있다. 이러한 한국 언론의 프레임은 국민들의 북한 관련 이슈에 관한 생각을 단순화하고 감정적으로 판단하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양되어야 한다.
북한 이슈와 관련해서 적절한 외교적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더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대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그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대응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슈에 관해 충분히 이해하고 의견을 표현하고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핵심 과정이다. 한국 언론이 북핵 이슈에 관해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양극화 되지 않도록 사실에 근거한 심도 깊은 분석을 제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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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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