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대한민국의 ‘변수’가 아닌 ‘상수’, 꾸준한 관심 기울여야”
“북한은 대한민국의 ‘변수’가 아닌 ‘상수’, 꾸준한 관심 기울여야”
  • 채진아 기자
  • 승인 2017.03.07 13:55
  • 호수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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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북한학과 박순성 교수

 

우리의 인식 체계 속에는 북한에 대한 경직된 이미지가 존재한다. 이것이 북한학의 위기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가.
우리 사회에서 북한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북한도 나름대로 많은 변화가 있는 국가이다. 북한이 변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이 변화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지 구별해야 한다. 모든 문제를 안보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이른바 ‘안보 패러다임’에 갇힌 폐쇄적 관점과 언론의 왜곡 보도가 곡해된 관점을 양산해내고 있다. 보다 정확한 보도를 통해 올바른 관점을 가지는 일이 시급하다. 북한학은 왜곡된 관점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그 오류를 바로잡아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안보적 패러다임에서 비롯된 왜곡된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남북 관계에 있어 실질적으로 북한이 가해 오는 안보적 위협이 존재하기에 이를 아예 없애기는 불가능하며 안보 패러다임을 가지고 북한을 바라보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포괄적인 시각을 가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안보의 관점과 더불어 평화의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평화학에 기반을 둔 북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은 북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비판하는 태도와는 엄연히 다르다.

이데올로기적 오명으로 얼룩진 북한학이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내일을 바라보는 미래학의 일환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199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남북한의 이질화에 대해 언급하며 민족적 동질성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학계 내부에서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동질성이 아니라 차이의 공존을 중요시한다. 하나의 가치체계가 아닌 다름의 공존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질성을 거부하고 동질성만을 추구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북한을 주체로서 인정해주는 시각을 바탕으로 한 연구가 최근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의 일상생활, 북한 주민의 의식 연구 등 보다 미시적인 차원의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학과 구조조정이라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분단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굉장한 구조적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분단이 구조적 제약임을 알고 그것을 인식하게 되면 국가 전략을 수립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는 북한의 존재를 구조적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고, 안보 위협이나 군사적 도발이 있을 때만 이를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북한의 존재는 대한민국의 ‘상수’이다. 상수 혹은 구조적 조건인 것이다. 분단은 비단 남북뿐만 아니라 동북아 국제질서 수립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북한학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프랑스 인류학자인 듀몽은 카스트 제도라는 고질적 한계를 지닌 인도 사회를 오랫동안 연구하며 ‘개인주의 혹은 민주주의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정반대의 모습을 지닌 인도 사회를 오랫동안 연구하였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또한 21세기는 혼란스러운 국제 관계와 구조적 폭력의 만연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평화가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북한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우리는 섬나라에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대학생들이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다면 대한민국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대한민국의 비전과 평화를 생각할 때 북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북한학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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