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부 설기현 감독 인터뷰

기자명 박형정 기자 (hj01465@skkuw.com)

 

지난 금요일 개강으로 활력을 되찾은 캠퍼스에서 설기현 감독을 만났다. 통영에서 열렸던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끝으로 그는 국가대표 코치를 맡기 위해 잠시 우리 학교 축구부를 떠난다.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지도자 경험을 쌓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달 춘계대학축구연맹전에서 16강전 진출에 실패하며 경기가 끝났다. 국가대표 코치 업무 전 마지막 경기를 치렀는데 소감이 어떤가.
감독으로서 선수들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는데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 올해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새로 들어왔고 동계훈련도 잘 마쳤기 때문에 우리 팀의 전력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32강전에서 숭실대의 역습에 패했다. 우리 팀의 경기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숭실대의 예상치 못한 전략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

우리 학교 축구부에서 첫 감독직을 맡았다. 어떤 철학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도했나.
내가 선수 시절에 경험했던 강압적인 분위기의 팀 위주 훈련을 되풀이하지 않아야겠다고 느꼈다. 선수마다 가진 능력이 다른데 똑같은 훈련을 받으면 개인의 단점이 잘 극복되지 않는다. 나는 팀 훈련은 물론 선수 개인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율성을 보장하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찾아서 고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본인의 지도 방식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사실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자유 시간을 활용해서 자신의 실력을 키우는 데 몰두하는 선수들에게는 내 방식이 통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시키는 것 외에는 하지 않아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자유를 보장하되, 창의력이 떨어지는 선수들은 내가 끌고 가는 방식을 택했다. 모든 선수를 똑같이 대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지도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선수들에게 본인은 어떤 감독이었다고 생각하나.
모르겠다. 나도 궁금한 부분이다(웃음). 선수들에게 좋은 감독이 되고 싶지만 아마도 선수마다 생각이 다를 것 같다. 기회를 얻어 경기에 선발된 선수들에게는 좋은 감독이고, 선발에서 밀려난 선수들에게는 좋은 감독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나도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지 못할 때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 선수의 눈을 못 쳐다본 적도 있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해도 상심한 선수에게 계속해서 관심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 선수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 내가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다.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대학 축구 선수들은 프로 축구단에서 뛰고 태극마크를 다는 국가대표가 되기를 원한다. 이러한 프로의 세계에서는 감독이 선수가 훈련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신경을 안 쓴다. 그렇기 때문에 감독이 시켜서 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는 선수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아마추어인 대학 축구 선수들은 프로 축구의 분위기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제 한동안 우리 학교 축구부의 감독이 아닌 국가대표 코치로서 활동한다. 앞으로 성균관대와의 인연은.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았다. 사퇴하는 것이 아니므로 월드컵이 끝난 후 다시 함께할 예정이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소집 기간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다. 계속 나와서 선수들의 진로와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