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주성 편집장 (qrweuiop@skkuw.com)

올해는 한·중 수교 25주년이 되는 해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중국과의 수교가 고작 25년밖에 되지 않았냐고 말할 만큼 여기저기에 중국이 있고 중국인이 있다. 사용하는 대부분의 물건에 ‘Made in China’가 박혀있고, 어느덧 캠퍼스 주변에 중화요리가 아닌, 중국식 음식들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여기저기 생겨났다. 조별과제를 위해 조모임을 하면, 중국 학우를 만나지 않는 경우가 드물다. 가끔 우리 학교를 ‘작은 중국’이라고 말하는 학우들이 있을 정도다. 그럼에도 “중국에 대해서 잘 아세요?”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대개 편견으로 이뤄진, 중국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문화산업을 알리고자 지난 10년간 중국의 학보사 기자 초청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10주년을 맞이한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대학의 학보사 기자들에게 방중취재를 지원했다. 이에 운 좋게도 중국에서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면서 생각하던 중국과는 또 다른 모습의 중국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중국은 너무나도 맑았다. 중국에는 스모그 때문에 차 번호판을 볼 수 없어 사고가 나도 문제없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스모그가 심하다던데, 미리 준비해간 마스크가 무색했다. 도로에는 차가 가득했고, 방문했던 대학의 캠퍼스는 너무나 넓어서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베이징의 도로를 달리다보면 과거 중국을 이루던 왕조들이 남겨둔 건물들이 보이다가도, 잠시 후에는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마천루들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무엇이 베이징의 모습인지 헷갈렸지만, 며칠이 지난 후에는 이 모든 모습들이 베이징의 모습임을, 그리고 중국의 모습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중국인들은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가득했다. 중국의 전설을 기초로 재구성한 ‘금면왕조’라는 기예극은 그 어떤 공연 못지않게 화려하면서도 중국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러면서도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국에 사는 우리들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었으며, 그 모습 속에서 한류라는 말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 크기인지 겨우 가늠해볼 수 있었다. 중국 학생들은 겸손했지만, 생각은 깊었다. 그러면서도 우리에게 호의적이었다.

일반적인 해외여행으로는 겪기 어려운 경험이었다. 취재라는 이름으로 중국의 권위 있는 교수들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인 기업을 방문하고, 무엇보다도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중국 학생들을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중국이 우리나라 속에서 변화된 느낌이라면, 3박 4일간의 일정은 살아있는 중국을 만난 느낌이었다.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이라는 말이 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일부만 가진 채 전체인 듯 말한다는 뜻이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생활하면서 가진 중국에 대한 이미지도, 해외취재를 통해 살아있는 중국이라고 느낀 것도 모두 전체가 아닌 일부다. 이러한 단편적인 경험과 지식이 중국 전체를 대표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퍼즐을 맞춰나가듯 조금씩 조각을 모아나간다면, 언젠가는 그들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