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신동민 CP 인터뷰

기자명 이호성 차장 (doevery@skkuw.com)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은 시청률 6%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고 있는 신동민 CP(책임프로듀서)를 만나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경험하고 느낀 자연인들의 속성과 자연 속에서 찾은 그들의 보물에 대해 들어보았다.
‘나는 자연인이다’ 방송장면의 일부.
ⓒ나는 자연인이다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자연에 사시는 분들 대부분이 IMF세대이다. 여러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기인’으로서 이런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이분들을 한데 모아 사회적으로 조명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실험적으로 시도해본 것이었는데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좋아서 정규프로그램으로 제작하게 됐다.

프로그램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그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시국과도 어느 정도 상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답답하고 각박한 현실에 많은 사람들이 지쳐있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에서 독야청청(獨也靑靑) 살아가는 자연인들의 모습을 보고 많은 분들이 대리만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직접 캔 칡뿌리 하나를 나눠먹으며 행복해하는 그들의 소박한 모습을 통해 힐링받는 것이 아닐까.

자연 속에서 사람들이 왜 힐링을 받는다고 생각하는가.

전체 인구의 30%가 살았던 예전의 서울도 지금처럼 번화하지 않았다. 나무가 우거져있었고 시골과 다름없었다. 보릿고개를 겪으신 세대들의 대부분이 시골에 산 것이다. 이를 생각했을 때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 본능인 것 같다. 북적거리는 서울에서 소음에 항상 시달리다가 차가 다니지 않는 전주한옥마을에 가면 바람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좋다. 이와 비슷한 것 아닐까.

화면에서 보이는 자연인들은 모두 긍정적이고, 행복해보였다. 실제로 그분들을 뵀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방송에 보이는 모습처럼 그분들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다. 실제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는 않다. 땅을 고르고 집을 고르는 등 정착하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다.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먼 곳까지 나가는 과정 또한 힘들다. 자연인들은 그런 수고를 감안하고도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 편안하기 때문에 자연인분들이 자연 속에서 행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인들의 공통적인 생활 태도가 있다면.

먼저 모든 자연인들이 부지런하다. 자급자족으로 먹을 것을 채취해야하기 때문에 항상 부지런히 움직인다. 새벽이면 자리에서 일어나 산으로 들로 나가서 필요한 것들을 구한다. 그리고 산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에 대한 외로움 때문인지 함께 사는 동물이 꼭 있다. 동물과 친구처럼 지내는 것이다. 약초 및 나물에 대해서도 해박하다. 어느 시기에 어떤 나물이 나는지 훤히 꿰뚫고 있고, 어떤 게 약초인지 멀리서도 구별한다.   
 
제작의도가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힐링과 참된 행복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여러 자연인을 만나면서 깨달은 참된 행복의 의미가 있는지.

자연인들을 보면 쉬고 싶을 때 쉰다. 오늘 장승을 깎다가도 지치거나 지겨우면 ‘내일 하면 되지’하고 쉰다. 여유가 있다. 자연인들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 시간에 항상 쫓기는 현대인들과 다르게 자연인들에게 시간은 자기에게 맞추는 것이다.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시간을 내 맘대로 쓸 수 있는 것. 이런 게 행복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자연인이다’ 제작을 맡고 있는 신동민 CP.

촬영 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먼저 자연인이 거주하는 곳이 소유지 인지, 주소지가 등록된 곳인지 확인한다. 소유지가 아닌 곳에서 채집을 하거나 주소지가 아닌 곳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촬영하며 생긴 쓰레기는 항상 수거해 온다. 우리가 가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보면 자연을 훼손하는 것인데 인위적으로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는 최대한 자제하려 한다. 이런 원리원칙을 지키는 것이 프로그램이 장수하는 이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