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난다~! 학생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찾았다!
신난다~! 학생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찾았다!
  • 한지호 기자
  • 승인 2017.04.03 17:35
  • 호수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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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대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유학생 유스프 씨는 무슬림이다. 그는 한국에 살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음식 문제를 꼽는다. 학생식당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이슬람식 도축방식을 따른 고기를 사용하지 않아 아예 고기가 들어있지 않은 메뉴를 주문한다. 하지만 어떤 음식에 무엇이 들었는지를 당최 알 수가 없어 메뉴를 고르기가 힘들다. 최근에는 실수로 돼지고기를 먹을 뻔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는 학생식당에서도 할랄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3년 국내 대학 최초로 한양대 학생식당 ‘사랑방’의 식단에 할랄 음식이 올랐다. 교내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학교 측이 무슬림 학생들의 복리 차원으로 학생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초기에는 주 2회 운영됐던 할랄 식단이 무슬림과 비무슬림 학생 모두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지금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 4회 중식과 석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한양대 학생식당의 영양사는 “학생들의 다양한 기호를 반영하기 위해 매번 할랄 음식 메뉴를 새롭게 구성하려고 노력한다”며 “이태원 식당이나 할랄 관련 학회 또는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양대 학생식당에서는 △나시고랭과 달걀후라이 △레드치킨커리와 또띠아난 △알라노마(가지토마토스파게티)와 갈릭파이 △치킨타진과 쌀밥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며 학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한편, 한양대는 무슬림 학생들이 거주하는 기숙사 내에 무슬림 전용 주방을 두어 학생들이 직접 할랄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한양대 학생식당에서 무슬림 학생들이 할랄 식단을 먹고 있다.
 ⓒ KBS 뉴스 화면 캡쳐


경희대 학생식당도 지난해 3월부터 할랄 음식을 메뉴로 신설했다. 학생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무슬림 학생들이 학교 측에 직접 요구한 결과다. 경희대 주변에 할랄 음식을 파는 식당이 없어 할랄 식단이 생기기 전에 무슬림 학생들은 할랄 음식 식당을 찾아서 이태원까지 가기도 했다. 이에 학생들의 어려움을 인식한 경희대 글로벌센터는 무슬림 학생대표 4인과 학생식당 관계자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합의점을 찾았다. 그 결과, 현재 경희대는 매주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할랄 식단을 중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게시판을 통해 해당 메뉴에 ‘NO PORK’와 ‘Halal’ 마크를 표시함으로써 어떤 메뉴에 돼지고기가 들어있지 않고, 어떤 메뉴가 할랄 메뉴인지를 알리고 있다. 경희대 학생식당은 기존메뉴에 식재료만 바꿔서 조리하기 때문에 할랄 식단이라도 낙지 소고기 비빔밥, 불고기 덮밥 등 한국적인 음식이 많다.

경희대는 무슬림 학생들을 위해 주간메뉴판에 'NO PORK'와 'Halal' 마크를 표시하고 있다 


할랄 식단은 학생식당의 다른 메뉴보다 약간 비싸다. 이에 대해 경희대 학생식당 팀장 최은정 씨는 “할랄 식재료는 인증을 받은 식품이기 때문에 같은 재료라도 식품 단가가 더 비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할랄 음식은 그 안에 들어가는 식자재뿐만 아니라 조리하는 과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한양대는 학생식당 주방 내에 할랄 음식을 조리하는 조리 기구를 따로 갖추고 있으며, 할랄 음식을 조리하는 공간을 따로 구획하고 있다. 경희대는 주방 내에 할랄 인증을 받은 식료품을 보관하는 무슬림 전용 냉장고와 냉동고를 두고 있다. 또한, 무슬림 전용 칼과 소독 기구를 사용하며 그 밖의 조리 기구는 다른 식자재와 혼합돼 사용하는 걸 막기 위해, 전날 소독한 조리 기구는 다음날 가장 먼저 할랄 음식을 조리하는 데 사용한다.

지난달 31일 경희대 학생식당의 메뉴로 할랄인증을 받은 닭고 기를 사용한 닭곰탕이 나왔다.


한양대 기계공학과 전영민 씨는 “할랄 식단이 없었을 때는 무슬림 학생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어 낯선 나라에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며 “다른 나라 음식을 접할 수 있는 점에서 한국 학생들에게도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희대 의상학과 김예은 씨도 “다양한 종교가 가진 문화를 배려해 학교 차원에서 학생의 음식 선택권을 보장해주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며 할랄 식단을 운영하는 학생식당의 취지를 긍정했다. 한국의 유학생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위의 학교들과 같이 교내에 유학생을 위한 메뉴를 도입하고 있는 대학교는 아직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소수의 문화도 존중해주고자 하는 이러한 움직임이 대학사회에 퍼진다면 모두가 밥상 앞에서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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