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언론은 현대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최근 최순실 게이트 사건만 보더라도 언론의 영향력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 한 언론사의 보도 하나는 대한민국 정치 흐름을 4개월 만에 새로운 국면으로 바꿔버렸다. 언론을 제외하고 단 4개월 만에 정치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조직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언론이 우리 사회에 이렇게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언론 보도의 질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언론 보도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유명 SNS와 포털 사이트의 인터넷 기사들을 보면 맞춤법을 어기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오보가 난발하기도 한다. 그런 기사를 접한 국민은 언론사들이 언론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상태를 비난한다. 게다가 ‘기레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져서 기자들의 위신은 땅바닥으로 끌어내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과연 기자들은 자신들의 위신이 바닥인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을까? 언론 매체들은 이러한 현실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두 질문의 대답은 당연히 아니다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사와 기자들이 이런 상황을 묵인하고 변화하려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론사는 국립 기관이 아니며 사익을 추구하는 기업체이다. 물론 국민에게 질 높은 기사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이 되지 않는 일을 계속할 수는 없다. 특히 인터넷 기사에서는 조회 수가 중요하다. 기사의 조회 수가 높을수록 해당 언론에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위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언론사에서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할 수 있는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즉, 국민이 질 높은 기사를 위주로 구독한다면 기자들과 언론사들은 자연스럽게 질 높은 기사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모 연예인이 자신의 전 애인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의미 없는 기사의 조회 수가 가장 높게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기사의 댓글을 보면 개나 소나 기자를 한다 이런 글은 나도 쓰겠다라는 식의 비판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런 비판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런 기사가 판을 치는 이유는 기자들이 무능하거나 몰상식하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라도 기자들이 질 낮은 기사를 쓰는 것은 문제이지만 그런 기사를 양산하고 있는 공범은 흥미 위주의 구독을 일삼는 국민이다.
우리는 현재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중요성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민주시민으로서 언론을 감시·비판할 권리이자 의무를 지닌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론만을 일방적으로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언론을 비판하기에 앞서 언론의 질이 이렇게 낮아지고 있는 원인이 나에게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문정식(사학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