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유은진 기자 (qwertys@skkuw.com)

기자가 만든 한글 그림책.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알파벳 그림책의 즐거움’ 행사가 우리 학교 중앙학술정보관 창조존에서 열렸다. 우리 학교 아동청소년학과와 생활과학연구소가 주관한 이 행사는 올해로 3회째다. 창조존 앞 책상에는 영미권 작가들의 알파벳 그림책과 우리나라 작가들의 한글 그림책이 전시됐고, 창조존 내부에서는 이호백 동화작가 겸 출판인의 특강과 그림책 만들기 및 알파벳 디자인 체험 수업이 진행됐다.

첫날 특강 시간에는 이호백 작가가 알파벳 그림책의 목적과 인기, 상업적인 가치에 관해 설명했다. 알파벳 그림책은 아동의 문자 학습을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교육서의 역할을 넘어 다양한 미술 기법을 이용해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아트북’의 형태로 발전했다. 특강 다음 순서로, 아동청소년학과 교수들과 원우들 그리고 인근 어린이집 원아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만의 그림책 만들기’ 체험 수업이 열렸다. 특강이 책을 제작하고 구매하는 성인의 관점으로 기획됐다면 체험 수업은 책을 읽는 아동의 관점으로 기획됐다. 체험 수업은 그림책의 구성 요소와 제작 방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 후 △스토리보드 제작 △그림책 제작 △‘나눔’ 순서대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그림책의 뼈대가 될 스토리보드를 제작했다. 알파벳뿐만 아니라 참가자가 원하는 내용으로 만들 수 있어 기자는 한글 자음 그림책을 위한 스토리를 짰다. 참가자들은 10개의 칸이 그려진 스토리보드에 간단한 스케치 후 대략적인 스토리를 적었다. 수업에 참여한 아동청소년학과 교수들은 스토리보드를 만들면서 “그림과 글은 서로를 보완해야지, 중복되는 내용을 묘사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그림책은 교육적이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스토리가 지나치게 교훈 위주가 되면 아동도 책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미리 알아차리고 지루해한다”며 솔직하고 재밌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곧이어 스토리보드를 바탕으로 그림책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갔다. 이 단계는 학과에서 제공한 10쪽짜리 책자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제작이 끝나고 난 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책을 서로 읽어주고 설명하는 ‘나눔’ 시간을 가졌다.

행사 참가자들이 만든 알파벳 아트 작품.

행사 두 번째 날에는 *페이퍼 퀼링 기법을 이용한 ‘알파벳 아트 체험’ 수업이 열렸다. 이 수업에서는 알파벳 모양을 바탕으로 만든 다양한 예술 작품을 ‘알파벳 아트’라고 설명했다. 알파벳을 글이 아닌 그림으로 만들어 아동의 흥미를 끌기 위해 알록달록한 색으로 칠하거나 알파벳의 모양과 유사한 동물, 사물과 결합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알파벳 선정 △판지 띠로 테두리 제작 △색종이 띠로 디자인하는 단계를 거쳤다. 한편, 페이퍼 퀼링의 특성상 종이를 말고 구부리는 등 섬세한 조작을 필요로 해 아동과 함께 체험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아동 교구에만 국한되지 않는 예술 체험 행사였기 때문에 아동 교육에 흥미가 없는 사람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었다.

행사에 참여한 아동청소년학과 원우들과 교수들은 “색다른 체험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보다 널리 홍보돼 학우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기사 도우미

◇페이퍼 퀼링=종이를 이용한 입체 공예 기법의 일종으로, 종이 띠를 구부리거나 말아서 배경 판 위에 수직으로 세워 붙이는 기법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