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아영·박형정 기자 (webmaster@skkuw.com)

앞서 개인마다 바라는 결혼의 형태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봤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 학우들은 결혼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세 명의 학우들로부터 △결혼할 의향이 있는지 △청년이 우리 사회의 결혼 문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사회에 바라는 점은 무엇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 | 박형정 기자 hj01465@

“결혼을 당연시하고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 - 김치현(사회 12) 학우

“저는 결혼을 하고 싶지 않고 아이를 갖고 싶은 생각도 없어요. 누군가와 살아야 한다면 동거를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결혼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강요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아요. 한 달 전에 사촌 누나의 결혼식에서 친척 어른들을 뵌 적이 있어요. 어른들이 다음에는 누가 결혼할 순서인지를 따지고 계시더라고요. 그 자리에서 저는 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다들 제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셨어요. 결혼과 출산을 필수라고 여기는 어른들의 사고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결혼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결혼해야만 받을 수 있는 혜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신혼부부에게는 주거를 매우 저렴한 가격에 공급을 해주거나 각종 면세 혜택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독신세’라는 말도 있잖아요, 그러한 사회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많이 걸릴 때가 있어요. 그래서 주변 친구들과 계약 결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자주 하는 편이에요.”

사진 | 박형정 기자 hj01465@

“평등한 성 역할이 먼저 확립돼야 해요” - 김경언(기계 13) 학우

“저는 남녀평등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현대사회에서는 결혼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남성들도 많이 함께하는 추세지만 가사와 육아의 부담은 여성에게 좀 더 많이 지워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혼자 살게 되면 오히려 가정에 희생하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가족으로부터 받는 정서적 안정감은 비혼 친구들과 공동체를 만들어 교류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충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만약 가사와 육아를 남편과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고, 국가에서 결혼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지원해준다면 결혼할 의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에요. 지금과 같이 성 역할이 굳어져 있는 결혼문화가 완전히 바뀌었을 때 괜찮은 상대를 만난다면 결혼을 꿈꿀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청년세대 내에서 결혼의 의미와 성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 | 박형정 기자 hj01465@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 결혼하고 싶어요” - 김태훈(통계 14) 학우

“저는 결혼할 의향이 있어요. 평생을 같이 의지할 사람이 있다면 안정적이고 좋을 것 같아요. 단,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 하고 싶어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굳이 결혼할 생각은 없어요. 결혼한다면 아이는 꼭 낳고 싶은데, 경제적인 이유로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을 못 해준다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요. 제가 안정적인 사회적 위치에 있어서 충분히 가정을 돌볼 수 있을 때 결혼하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사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육아에 대한 지원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사회는 아직 지원이 부족한 것 같아요. 일반적인 서민가정도 부담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또한, 아직 우리 사회에는 결혼할 때 불필요한 관습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지나치게 과한 예단, 결혼식 비용이 대표적인 사례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매력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결혼하는 데 드는 비용을 차라리 본인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데 사용하는 것을 더 효율적이라고 보게 되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