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한(문정 16) 학우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선체가 알몸을 드러냈다
만연한 녹이 햇살에 비명을 질렀다
오래도 고여있던 물은 그렇게
허탈하게도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배는 천일 간의 휴식 끝에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연안의 사람들은 사진조차 찍지 않았다
바다가 자신의 새 벗을 흔쾌히 내주는 그 모습을
세월에 지쳐 부축받는 듯한 그 모습을

 

그때의 하늘은 오늘까지 이어져 파랗지만
이제 그곳에는 그것도 그들도 없다
그날만이 꿋꿋하게 존재한다

 

바다와 섞일 생각이 없던
들어낸 만큼 그대로 채워진 눈물은
한 사람 한 사람과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청하는 것처럼
무디고 더디지만
이제야 자신을 찢어 작별을 고한다

홍성한(문정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