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탐(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1기) 원우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사람의 표정과 손짓을
오랫동안 흉내 내온 물고기들이
묻어있는 바다모래 아파트에는
부족한 모래 탓에 어쩌다가 딸려온 늙은 게가
균형이 다른 중력으로 바람을 가르며 걷는단다
어긋난 걸음이 지나가는 소리 

이제 무덤은 필요하지 않다며
외투를 여미는 어미 민어는
무엇인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유쾌한 노래를 흥얼거렸고
심해에서 태어난 이름 모를 이는
사람의 혈흔을 닮은 자욱을
핍진하게 묻혀놓고 바다로 떠났어
 
사정상,
모래를 아주 깨끗이 세척하지는 못했다며
고백하는 거대한 가난
혈흔을 지우기 위해선 정성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고인을 기리는 진심으로
썰물에 밀려왔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가늠한다는
누군가 후 불면 후 하고 무너질 것들 그러나 후 하고 날아가더라도
 
금세 잊힐 물고기들은
바다가 그리운 밤이면
손가락으로 외벽을 찍어 혀에 댄단다
누군가의 소금기일까
눈을 감고 해보는 상상
바다모래 아파트
정히 담백하지는 않은
그러나 인사와 노랫소리, 걸음걸이를 그저
모른 체 않는 사람들이 사는
나는 바다 모래 아파트에 살아
 
최탐(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석사과정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