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지호 차장 (jiho2510@skkuw.com)

새내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의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한 학기가 벌써 끝나 있었다. 20년을 채 살지 못한 삶에서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은 참 빠르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상기한 순간이었다. 한 학기 동안의 수습기자 트레이닝을 거치고 나니 나도 성대신문 준정기자 꼬리표를 달고 나의 컴퓨터 자리가 생겼다. 트레이닝을 받을 때만 해도, 토요일 조판 날 철자오류를 검사하러 신문사를 들락거릴 때만 해도 나는 뭔지 모를 일들로 바쁘게 움직이는 신문사 기자들을 동경하며 나도 언젠간 그들처럼 컴퓨터 앞에 앉아 무언가를 쓰고 뽑고 다시 수정하고 검토하는 모습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상태는 이름만 수습기자에서 준정기자로 바뀌어 있을 뿐 신문사 일에 대해선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방중 활동 첫날 신문사 대청소를 하면서 혼란 속의 규칙, 즉 카오스 속의 코스모스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저분하고 정돈되지 못한 이곳에서는 매주 깔끔하게 구성된 신문이 나온다. 토요일 조판 때 기자들의 모습과도 잘 어울리는 단어다. 그들의 일은 분주하면서도 규칙이 갖춰져 있다. 나는 아직 이 모든 것들이 익숙지 않아 혼돈 속에서 헤매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 세상이 카오스에서 만들어져 점차 자리를 잡고 코스모스로 안정되었듯 이 세상에 사는 누구나 처음에는 그럴 수 있음을 나는 안다. 믿기지 않지만 지금 이 카오스 속에서 코스모스를 찾은 신문사 기자들도 처음에는 수습기자의 신분에서 출발했음도 안다. 그래서 나는 현재에 살며 현재에 충실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조차도 모르는 사이에 코스모스를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