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연교 기자 (joyungyo@skkuw.com)

글을 쓴다는 것은 수많은, 스쳐지나가는 생각들 중 몇 가지의 꼬리를 잡고 흔들어 다시 내 쪽을 향하도록돌려세우고 내 모든 궁금한 것들을 꼬치 꼬치 캐물으며 결국엔 그 생각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나의 감정을 발견하고 마침내 그 어떤 감정들 보다도 순수한, 자아 의식과 마주하는 것이다. 자아 의식과 마주하기 까지 수많은 복잡한 생각들로 인해 혼잡스러운 상태였을지라도, 내 자아는 여전히 순수하다. 글로서 순수한 자아들은 교감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글을 쓰고 싶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 하지만 그것들은 내가 아니다. 글을 쓰는 동안 우리는 내가 아닌 것과 진정한 나의 모습을 분리하여 바라보게 된다. 좋은 글을 쓰고, 유익한 글을 쓰고, 매끄러운 글을 쓰는 것은 기자가 할 일이지만 그전에 나는 인간으로서 글을 쓴다. 글을 쓰는 것은 자기치유와 자아발견의 과정이다.

이제 나는 기자로서 글을 써야 한다. 기자로서 정해진 분량의 원고를 제출해야 한다. 성대신문 기자로서의 책임감, 준정기자로서의 자세, 조직 내에서의 역할 등의 의미가 커지면 커질수록, 기자로서의 글쓰기 또한 글쓰기라는 것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싶다. 정말 귀찮고 모든게 하기 싫을 수도, 그만 두고 싶을 수도, 아무 이유 없이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냥 계속 자리를 지키고 기사를 쓸 것이다. 글쓰기는 나의 자와와의 약속이라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그래서 무엇을 가져다 줄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아무 것도 가져다 주지 않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더라도 기사를 써내고 그렇게 하기 위해 취재를 하고 기획을 잡고 고민을 할 것이다. 그냥 그렇게 하기로 정했으니 그렇게 할 것이다. 자리에 앉아 글을 써내려갈 때 고통이 느껴진다면 그것은 살아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