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016년 다보스포럼의 의장인 클라우스 슈밥에 의해 제기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은 아직도 식을 줄을 모른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3D 프린터, 로봇, 가상현실, 드론 등 대표적 관련 기술들은 더욱 더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든 기업들과 정부기관들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준비가 한창이다. 대학도 융합교육, 창의교육, 화상교육 등 새로운 시대를 위한 혁신에 매진하고 있다. 이렇게 사회 전체가 4차 산업혁명 준비로 들썩이는 반면, 한편에서는 실체도 없는 혁명 이야기에 호들갑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피부로 느껴지는 시장의 혁명적 변화는 분명한데 4차 산업혁명이 모호하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시장은 혁명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생태계 자체의 변화가 그 원인이다. 신인류라 불리우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가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부상하면서 소비의 방식, 행동, 관심사 등 모든 것이 급격하게 변화하였고 이로 인해 기존 시장 생태계의 주력기업들은 빠른 속도로 쇠락하고 있다. 대신 포노 사피엔스를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며 시장생태계의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는 중이다. 2017년 7월 시가총액기준 글로벌 탑 10 기업중 탑 5를 포함한 7개 기업(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이 플랫폼 기업이 되었다.  이들 기업의 가치를 합하면 이미 4,200조를 넘어섰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기존 생태계와 관계없이 포노 사피엔스의 직접적 선택을 통해 성장했다는 것이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상식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존의 유통, 금융, 방송, 제조 등 기존 시장 생태계의 맹주들을 모두 붕괴시키며 상상 이상의 속도와 규모로 성장중이다. 엄청난 규모의 투자자본이 이들이 미래의 주인이라고 결정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과학기술과 제조기술의 발전을 국시로 선진국 대열진입에 매진해 왔다. 그 노력 끝에 IT분야 세계1위, 자동차 세계5위, 철강 세계3위, 조선 세계1위 등 제조기술면에서는 기적과 같은 엄청난 업적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한 순간 시장은 돌변했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에 기반한 신산업이 혁명적 시장변화를 몰고 와버렸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우는 혁명적 변화의 실체는 거대 자본의 움직임으로 이미 확인된 셈이다.

세계 5대 플랫폼 기업들이 임직원 평균 나이를 발표했는데 놀랍게도 31세다. 포노 사피엔스 마켓을 공략하기 위해 직원들의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심지어 우수한 대학졸업생들을 대대적으로 입도선매하고 있다. 그만큼 대학의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오랫동안 숙련된 지식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고 생산설비는 로봇과 3D 프린터로 바꾸면서 사람으로부터는 기존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구인류의 아이디어로는 생각할 수 없는 오로지 포노 사피엔스라는 신인류가 원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기존 은행가를 공포에 떨게 한 카카오뱅크의 폭발적 성장은 의미심장하다.

시장이 요구하는 대학교육 혁신의 방향은 명확하다. 시장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파괴적 혁신을 이끌 신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우리대학에서 소프트웨어 교육, 융합교육, 창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승부처는 형식이 아닌 콘텐츠의 디테일이다. 시장변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 교육과정의 혁신이 뒤따른다면 대학은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양성의 상징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역사는 파괴적 혁신의 시대가 위기이자 곧 기회임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다. 성균관 역사의 한 줄에 2017년은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었다고 함께 힘을 모아 기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