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준혁 기자 (adam323@skkuw.com)

고려대 “학생들 개설요구 많아 실시”… 강의 수 점차 늘려나갈 것
서울대 “군 복무 중 학업단절 막기 위함”… 학생들, 군 e러닝에 만족

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qwertys@
우리 학교가 ‘군 e러닝’을 지원하지 않아 군 복무 중 학점을 이수하고자 하는 학우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제대 후 이번 학기에 복학한 최홍석(화공 14) 학우는 “다른 대학들은 군 e러닝을 통해 학점을 취득하도록 지원하는 반면 우리 학교는 그렇지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군 휴학을 마친 박찬민(화공 14) 학우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기 쉬운 군 복무 기간 동안 군 e러닝을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군 e러닝이란 군 복무 중 사이버 지식 정보방에서 국방부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학점취득 ∆검정고시 ∆어학 ∆자격증 ∆IT 등을 원격으로 교육받는 체계를 말한다. 국방부는 군 복무 중인 학생들을 위해 여러 대학과 제휴하여 온라인강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이를 수강했을 때 대학에서 학점을 취득한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한 학기당 최대 6학점, 연간 12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다. 매년 군 e러닝에 참여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학기에 ∆강동대 ∆고려대 ∆동국대(서울) ∆연세대 ∆한세대를 포함한 142개의 대학이 참여한다.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달리 학칙상 군 e러닝을 지원할 수 없다. 병역법 73조 2항에는 ‘학교의 장은 입영 또는 복무로 인하여 휴학 중인 자가 방송·통신 또는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활용한 원격수업을 수강하여 학점을 취득하고자 하는 경우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등록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학교 학칙 시행세칙(학사과정) 제28조 1항에 따르면 ‘입대 휴학 기간은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하여 수학할 수 없는 기간으로 한다’고 명시돼있는 것이 그 이유다.

고려대는 학칙을 개정해 이번 학기부터 군 e러닝을 실시한다. 1학점과 3학점, 총 2과목을 개설해 운영한다. 고려대 대학교육개발원(원장 송광호) 장정아 연구원은 “학생들의 개설 요구가 많아 실시하게 됐다”며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강의 수가 적은 편이지만 학생 수요와 요구에 맞춰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역시 학칙을 개정해 지난해 1학기부터 군 e러닝을 시행해왔다. 시행 첫 학기에 2과목으로 시작해 이번 학기에만 5과목이 운영된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소장 하순회) 김선영 연구교수는 “군 복무 중에는 학업이 단절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복학 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며 “국방의무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러한 학생들을 위해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학생들이 군 e러닝 수강에 만족하고 있다”며 강의 수요조사를 통해 강의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리 학교 측은 아직 군 e러닝을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 교무팀(팀장 금명철) 박찬우 직원은 “군 e러닝을 실시하게 되면 시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관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시험이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더라도 군 복무 중인 학우들이 일정에 맞춰 나오는 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 직원은 “학우들의 충분한 의견이 반영된다면 시행하는 방향으로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