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 학기가 되고, 인문사회과학캠퍼스의 운동장은 어김없이 단체운동 동아리들의 활동으로 북적인다. 그 중 수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축구동아리들은 그동안 학내 체육 분야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최근 몇 년 동안 눈에 띄게 두드러진 위기가 존재하고 있다. 바로 동아리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캠 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축배 교내축구대회의 참가팀이 참가신청 미달로 인해 32팀에서 24팀으로 대폭 축소되었을 정도다.

이들 동아리가 쇠퇴하게 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한 가지는 동아리 자체가 가지는 매력의 감소다. 대표적으로 한 가지를 꼽자면 남성중심적 문화를 들 수 있겠다. 오랜 세월 동안, 축구를 비롯한 운동 동아리는 주로 남학우들의 전유물이었다. 남성들 사이의 관계를 정의하는 ‘형님-동생’이라는 한국 사회 특유의 문화는 남학우가 대부분으로 이루어진 동아리에서 일종의 권력관계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동아리에 새로 들어온 구성원들은 자신의 위치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성비의 불균형은 남성중심적 사고와 언행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부작용도 낳았다. 그런 상황에서 축구동아리가 가지는 매력은 다른 동아리보다 부족해 보이게 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동기부여와 ‘기회’의 문제다. 학술동아리에는 학술적 성취가, 공모전 동아리에는 각종 대회 출전이라는 기회가 존재하듯 운동 동아리의 동기부여는 많은 경쟁 기회에서 나온다. 인사캠에서는 축구대회가 매 학기마다 개최된다. 그러나 스무 개가 넘는 동아리 중에서 우승의 영광을 차지할 수 있는 팀은 단 하나다. 전체 팀의 절반은 단 두 경기만 치르고 탈락한다. 규모나 실력 면에서 강팀들에게 확연하게 밀리는 이들에게 주어진 기회는 1년에 딱 네 경기다. 패배를 반복하는 팀들은 반등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소리소문 없이 사라진다.

소규모 동아리들의 해체를 방치하는 것은 곧 학내 축구계 전체의 돌이킬 수 없는 축소를 가져올 것이다. 동아리 내부적으로는 전문가 초빙처럼 실질적으로 실력을 끌어올릴 자구책이 필요할 것이며, ‘남자들의 동아리’에 대한 선입견을 개선하기 위한 성찰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좀 더 높은 차원에서는 중하위권 팀들만의 대회를 신설하여 더 많은 공식 시합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새로 만들어지는 동아리보다 사라지는 동아리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오늘날 인사캠 축구계의 문제는 거기 속한 구성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안이며, 따라서 이에 관해 활발한 논의와 논쟁이 어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박현(사학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