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장애인무용단 빛소리친구들 

기자명 한지호 차장 (jiho2510@skkuw.com)

‘Life is...’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빛소리친구들' 단원들.
지난 13일 오후 1시 광화문에서 리허설을 마치고 대학로 이음센터 연습실에서 휴식하고 있는 빛소리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빛소리친구들은 김용우 단장 외 8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장애인무용단이다. 2009년에 첫 정기공연을 연 빛소리친구들은 오래전부터 장애인무용단을 만들고자 했던 김 단장의 노력으로 탄생하게 됐다. 휠체어 댄스스포츠를 해왔던 김 단장은 외국의 장애인무용단을 보며 ‘언젠가는 우리나라 장애인무용단을 꾸리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장애인기예단을 보고 ‘저런 팀이 우리나라에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장애인 파트너가 섞인 영국현대무용단의 춤을 보고는 댄스스포츠 말고도 ‘휠체어를 타고 출 수 있는 또 다른 춤이 있구나’를 깨달았다.

춤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반자 돼야

김 단장은 함께 댄스스포츠를 하던 동료들에게 같이 무용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했다. 그 제의를 받아들인 김정훈, 최종철 씨가 현재 빛소리친구들의 휠체어파트너로 있다. 종철 씨는 처음에 ‘어떻게 휠체어를 타고 한국무용을 하지?’라는 호기심에 팀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휠체어파트너 노재옥 씨는 원래부터 춤을 추던 사람은 아니었다. 장애인 인권강연을 통해 빛소리친구들에 대해 알게 됐고 관심이 생겼다. 그는 그전까지 춤이라곤 춰본 적이 없지만 단체에 합류하고 조금 늦은 나이에 무용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빛소리친구들에는 휠체어파트너와 함께 호흡하는 스탠딩파트너가 있다. 스탠딩파트너들은 모두 무용전공자다. 그중에서도 우보람 씨는 원래 생물학과 학생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동경해왔던 무용에 도전하고자 무용학과로 전과했다. 보람 씨는 취미로 댄스스포츠를 하다가 참가하게 된 휠체어 댄스스포츠대회에서 축하공연을 한 빛소리친구들을 처음 만났다. 그때의 감동을 잊지 못했던 보람 씨는 빛소리친구들의 무대에서 영감을 얻어 휠체어 댄스를 활용한 졸업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살면서 이것만큼 내 전공을 살리면서 보람 있는 일이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합류하게 됐어요”라며 팀원이 된 계기를 설명했다.

무대 위에서 스탠딩파트너와 휠체어파트너의 호흡은 매우 중요하다. 스탠딩파트너가 처음 휠체어파트너를 만나면 휠체어의 부피, 움직임에 익숙지 않아 쉽게 부딪히거나 넘어진다. 스탠딩파트너 고아라 씨는 “처음에는 적응이 안 됐지만 지금은 이 모험적인 무용이 재밌고, 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요”라고 말한다. 무대 위에서 휠체어는 바닥에 눕기도 하고 파트너를 들어 올리고 또 옮기기도 한다. 때로는 휠체어를 분해하거나 높이를 다르게도 한다. 휠체어는 바퀴가 있어 구를 수 있고, 그 움직임이 대단히 크고 풍성하다. 휠체어파트너에게 휠체어는 몸이면서 도구다. 몸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새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게 휠체어이기 때문이다. 댄스스포츠용 휠체어가 있긴 하지만 무용에 적합한 휠체어는 무용수의 스타일마다 천차만별이다. 김 단장은 여러 종류의 휠체어를 시험해보면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휠체어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빛소리친구들은 예술성만을 강조하기보다 무용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현대무용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에서는 사람들이 더욱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작품으로 다가간다.

이 밖에도 국제장애인무용제를 개최하여 장애인무용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나 인식을 높이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이나 워크숍을 진행해 장애인무용수를 발굴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김 단장은 장애인무용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장애인 무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그러한 환경을 형성하기 위한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장애인 스스로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비장애인은 장애인과 맞춰가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 바로 빛소리친구들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