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우성곤 기자 (hlnsg77@skkuw.com)

지난 14일 열린 PUSH 특강에서 박남규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지난 14일 우리 학교 경영관에서 ‘와해성 기술과 에너지 붕괴’라는 제목으로 박남규 화학공학과 교수의 특강이 열렸다. 우리 학교 성균 PUSH 운영위원회(회장 송해룡 교수·신방)는 다학제간 지식 교류를 위해 매 학기 ‘성균 PUSH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그 세 번째 순서로 열린 이번 특강은 기존의 에너지 기술을 와해시킬 태양광 에너지에 주목한 박 교수의 강의로 진행됐다. 특강에는 우리 학교 교수와 원우, 학우들이 참석했다.

와해성 기술이란 기존의 기술과 이를 중심으로 형성된 시장을 와해시키는 신기술을 이르는 말이다. 에너지 붕괴는 이러한 와해성 기술을 에너지 시장에 적용했을 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존 에너지 산업의 붕괴 현상을 말한다.

전기 자동차에 의해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는 붕괴 직전
신재생 에너지로 국가 에너지 수요 100% 충족 가능
꾸준한 정책으로 현실화 앞둔 국가들 있어

특강 시작에 앞서 송 교수는 개회사에서 “이번 학기 PUSH 프로그램은 21세기 가장 중요한 문제인 에너지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히며 박 교수를 ‘이 분야의 선두주자’라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기술과 시장과의 관계’라는 화두를 던지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순수한 기초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시장성과 떼어내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과 소비자의 요구 때문에 기술 발전이 촉진되는 일련의 과정이 기술 공학의 기본 개념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어 그는 “비디오테이프와 플로피 디스크는 DVD라는 와해성 기술 때문에 사라졌고, 또다시 DVD는 온라인 저장 장치라는 와해성 기술에 의해 사라지고 있다”며 갈수록 기술의 생명주기가 짧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기술의 붕괴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등장하고, 여러 국가가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선언하는 최근의 현상은 내연기관 자동차 기술이 붕괴하고 있다는 징후다. 박 교수는 전기 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빠르고 안전해지고 있다고 말하며 자동차의 세대교체와 맞물려 있는 태양광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태양광 에너지의 공급 비용이 갈수록 낮아지고 에너지 수요의 대부분을 신재생 에너지로 충당하는 나라들이 등장하면서 태양광 에너지의 위상이 더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가 제시한 ‘미국 에너지정보청의 2022년 발전원별 발전 비용 전망결과’에 따르면 태양광 에너지의 발전 비용은 신형 원전의 발전 비용보다 낮아질 것으로 조사됐다.

태양광 발전 기술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태양광 전지를 구성하는 물질이다. 박 교수는 그가 개발하고 있는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태양 전지 기술이 태양광 발전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시장의 수요 또한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와해성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새로운 물질 연구에 있어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 2011년 박 교수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전지’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이 분야에 대한 논문은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2065개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에 대해 그는 페브로스카이트 태양 전지 연구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자평했다. 이후 특강은 박 교수와 학우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