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영선 기자 (y1378s@skkuw.com)

 기자가 되고 싶었다. 세상을 나은 방향으로 바꾸고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 방법으로 나라는 사람을 내던져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디 위치하는지조차 몰랐던 호암관 3층 성대신문사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학생‘기자’랍시고 하는 기자활동을 통해 나름의 기자 경험을 쌓아가며 기자의 한계가 느껴졌다. 오로지 사실로만 기사를 구성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기자가 사실로써만 세상을 바꾸고 변화를 가져오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이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가진 엄청난 사건이지 않는 한 사실 그 자체는 무력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점점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동시에 그런 사실만으로 기사를 구성해야 하는 기자도 무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변화시키며 사회에 기여하는 환상 속의 기자를 꿈꾼 나는 더 이상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님을 알아챈 아이처럼 풀이 죽었다. 

 사진기자라 신문사에서 글을 쓸 기회가 많지 않은 나는 비교적 자유로운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는 특집기사를 쓰겠노라고 자원했다. 이렇게 시작한 ‘미니멀 라이프’ 특집. 인터뷰 기사를 맡은 나는 인터뷰를 하러 간 자리에서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불필요한 걸 덜어내면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어요.” 이 말을 듣고 일차적으론 꼭 대단하고 거창하지 않은 일로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단 생각을 하게 됐다. 더 나아가 이를 기자에 적용하면 어떨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기삿거리가 쏟아지고, 기자는 그중 세상에 알려져야 할 사실, 정보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과정을 거쳐 선택해 보도한다. 중요도의 경중을 제대로 판단해 자본에 휘둘려 진실을 가리는 소재, 권력의 압력을 받은 편향된 내용을 덜어내며 진정 중요한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다. 이 덜어내는 과정으로도 기자는 사회에 기여한다. 

이렇듯 우리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우선’할 것을 찾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에 기여한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도움이 되는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