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터벅터벅…’ 한 아이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그러곤 떨리는 손으로 엘리베이터 맨 꼭대기 층수의 버튼을 누른다. 버튼을 누르는 아이의 모습은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모습 같았다. 뭔가에 이끌려 원하지 않은 일을 하는 듯 보였다. 모든 일을 끝마친 아이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쭈그려 앉아 내면의 싸움을 한다. ‘아직 죽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아이는 끝내 자신의 첫 선택을 따랐다.

그리고 며칠 후 아이의 모습을 담은 CCTV가 뉴스에 실렸다. 당시 그 아이에 관한 뉴스가 나왔을 때 나는 나이가 어려서 보지 못했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어느 날 보게 된 이 영상은,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방학을 보내고 있었을 때, 나는 의사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현실이라는 벽을 마주한 채 꿈을 접는 중이었다. 하루하루 방황하면서 시간을 보내던 중 페이스북에서 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이러했다. ‘기억하나요. 대구 자살 소년.’ 이 글과 함께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힌 어느 소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있었다.

이 영상을 본 나는 큰 충격을 받았고, 아이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삶에서 가장 많은 꿈을 꾸고, 꿈을 품을 수 있는 청소년 시기인데, 얼마나 힘들고 지쳤으면 이 꽃 같은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끊었을까. 만약 한 사람이라도 이 아이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었더라면, 그 지옥 같은 하루하루 속에서 아이를 구원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이 아이가 과연 자살을 선택했을까...? 나는 영상을 본 후로 계속 어떻게 해야 더는 이런 아이들이 나오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그리고 고심 끝에 아이들에게 살아갈 마음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아이들을 ‘살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이와 같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 있을까 조사해보던 중 청소년상담사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이후 여러 가지 행복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청소년상담사가 되어 직접 아이들과 대화하고 아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를 알리고 싶어졌다. 아이들이 다가오기 편한 상담사가 되어 힘들 때 언제든지 다가올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아이들의 모든 고민들을 해결해 줄 수 없을지라도, 그 아이들의 문제에 함께 아파하고 함께 고민해주는 그런 상담사가 되고 싶어졌다.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나는 우선 대학의 과정을 다 마친 후, 대학원에 진학해 심도 있는 공부를 마쳐 전문성 있는 상담사가 될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전부 다 헤아리지 못할 수도 있지만, 더 연구하고 아이들을 직접 만나면서 더 알아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학교폭력과 왕따 사태가 난무하는 이 한국 학교에 진짜 문제가 뭔지 알아내며 해결방안을 마련해 더 이상의 '대구 자살 소년'과 같은 아이들이 나타나지 않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이 꿈을 가진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대학을 입학하고 4개월 동안의 대학 생활을 하면서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느끼고 있다. 물론 대학 생활 동안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진 못했지만, 꿈과 청소년상담사가 되어 만날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방황하는 자신을 치며, 다시 공부에 임할 때가 많았다. 아직 전공 진입을 하지 못했지만, 꼭 내가 원하는 전공에 들어가서 청소년상담사가 되기 위한 공부들을 하고 싶다. 공부할 때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꿈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해 꼭 나의 소원을 이루고 싶다.

이수지(사과계열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