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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복지정책, 거센 현실에 던져진 밧줄
박수진 기자  |  sallysjpark@skku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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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7호] 승인 2017.12.04  18: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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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qwertys@
청년수당·청년배당, 지원금의 자율적인 활용 보장해
현행 청년복지정책, 지자체 간 합의점과 기준점 없어

실효성 없는 기존 청년지원정책
지난 수년간 회복되지 않는 경기 침체와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들의 주거 빈곤율, 경제적 부채가 증가하는 등 청년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통계청의 ‘시도별 청년실업률’ 자료에 따르면 2014년에 9.025%였던 청년 실업률은 2016년에 9.825%로 증가했다. 대학 졸업 후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청년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구직활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헬조선’은 청년들이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청년은 우리 세대를 지탱하는 기반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희망이다”라며 정부의 청년지원정책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계속되는 청년들의 요구에 중앙정부는 청년들의 구직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고용디딤돌 프로그램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취업아카데미 등을 정책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초기 청년지원정책은 성과 중심의 ‘단기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그 논란의 중심에 2009년 고용노동부가 도입한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 제도가 있다. 취성패는 저소득 취업취약계층의 취업 및 창업을 돕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집중상담, 직업훈련과 창업지원 프로그램 제공, 취업알선을 포함해 총 3단계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참여자 기준 취성패를 통해 구직에 성공한 청년 4만 3372명 중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참여자는 45.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중에서도 월 150만 원 이상 임금을 받는 청년들은 46.7%에 불과해 실적 채우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부의 청년복지정책에 대한 만족도 또한 낮은 편이다. 서울연구원이 2015년에 전국 만 18~29세 7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참여자들은 교육·훈련과정의 단순함, 훈련기관 선택 제약 등을 이유로 불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한신대 경제학과 강남훈 교수는 기존 청년지원정책에 대해 “청년들이 바라는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순히 취업을 장려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수당’과 ‘배당’, 그 한 끗 차이
일자리 제공으로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정부의 청년지원정책이 만족스러운 효과를 보이지 않자 몇몇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차별화된 청년정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우선 청년 문제를 일자리 제공에서 삶의 질적 수준 향상으로 확대하고 자체예산을 활용해 독립적인 정책을 추진하며 청년복지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다. 그 결과로 현재 널리 알려진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성남시의 ‘청년배당’이 시행됐다. 서울시 청년‘수당’은 청년들에게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보수를 의미하며 구직활동 촉진이라는 명목 아래 지원 대상을 선별한다는 점에서 선별적 복지의 특성을 띤다. 반면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모든 청년이 사회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하는 수익을 뜻하며 취업뿐만 아니라 청년들의 복지향상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 24세 청년들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복지의 형태를 띤다.

두 정책은 청년들의 적극적이고 자율적인 구직활동을 허용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성을 지닌다. 기존 청년지원정책은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아래 일자리 마련 또는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두 정책은 청년들이 자율적으로 지원금을 활용해 경제적·정서적 여유를 확보하면서 구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또한 이전에 기업이나 교육·훈련기관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했던 방법이 아닌 청년 개인에게 현금으로 지원금을 직접 전달하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이가 있다. 현재 서울시는 클린카드로, 성남시는 지역 상품권인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원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논쟁
하지만 청년들에게 현금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질타와 비판이 이어졌고 사회적 논란이 가속화됐다. 최경환 전 경제 부총리는 무분별한 재정 지원 난립이라며 “명백한 포퓰리즘 복지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해 성남시 청년배당 대상자 1만 7849명에게 각 100만 원씩 청년배당이 지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예산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 재원조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청년들에게 지급된 지원금이 부정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졌다. 고용노동부는 “청년에게 현금 지원을 해주면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것”이라며 청년수당이 주점·유흥업소 등 원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은 용도로 사용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클린카드는 당구장, 소주방 등 유흥업소에서 사용 가능했으며 이로 인해 지난 9월 청년수당 대상자 296명의 지급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앞으로 대상자가 적절하지 않은 활동을 목적으로 청년수당을 사용할 시 환수나 지급 중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한편 성남시에서는 배당으로 지급되는 성남사랑상품권을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되파는 경우도 있었다. 정책 시행 초기 상품권이 지급된 달에는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상품권 판매물이 급증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초기 상품권 거래 게시물을 삭제하고 1년 9개월 동안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한 바 있다.

처음 실행된 청년 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논란이 꾸준히 일던 과정에서 현금 지급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심화됐고, 결국 서울시와 성남시 청년복지정책에 차질이 생겼다. 서울시 청년수당은 지난해 8월 2831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됐지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수당이 지급된 지 하루 만에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직권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전면 중단됐다. 성남시도 복지부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년배당을 강행했다가 경기도로부터 법령 위반을 이유로 제소됐다.

재개된 복지, 실질적 도움 돼
올해 정권이 교체되고 여러 연구를 통해 정책의 효율성이 입증되면서 두 지자체의 복지정책은 재개됐다. 서울시의 경우, 복지부가 지난 4월 청년수당 수정안을 수용하면서 6월에 재개했고, 현재 청년 4704명이 지원금을 받고 있다. 성남시는 여전히 경기도의 반대 속에서 청년배당을 시행 중이며 지난달부터 4분기 지급을 이행했다.

서울시와 성남시 복지정책 대상자들의 정책에 대한 실질적인 만족도도 높다. 지난 9월 서울시가 대상자 47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의 청년수당이 개인 목표 달성에 얼마나 도움이 되냐는 질문에 청년수당 대상자 87.1%가 ‘매우 도움이 된다’, 12.8%가 ‘도움이 되는 편’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성남시가 일부 청년배당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96.3%가 청년배당이 현재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서울시와 성남시는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현재 시행 중인 정책을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다음해에 청년수당 지원 대상을 2000명 확대할 예정이다. 성남시는 지난해 청년배당 예산을 103억 원에 편성했지만, 다음해 예산으로 109억 원을 확보했다.

다른 지자체도 이러한 청년지원정책 변화에 호응하면서 자체적으로 복지정책을 시행 및 구성하고 있다. 경기도청에서는 저소득 근로 청년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청년통장’을 시행했고, 광주시청은 지역 청년 부채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청년금융복지정책을 구성 중에 있다.

선별이냐 보편이냐, 계속되는 논란
이처럼 청년복지정책이 여러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책의 방향성을 두고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지자체 간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현재 청년배당을 포함한 성남시의 3대 무상복지사업을 대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그는 필요에 따라 복지를 누려야 한다며 대상자가 구직활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재명 성남시장은 소득이 있어야 소비도 할 수 있다고 반박하며 기본소득이 적용된 청년배당을 계속 시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청년복지정책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에는 아직 뚜렷한 합의점과 기준점이 없다. 강 교수는 “중앙정부의 주도로 청년복지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 각 지자체 청년정책을 비교·분석하는 작업이 시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기사 도우미

◇고용디딤돌 프로그램=박근혜 정부가 시행한 정책으로,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직업 훈련과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제공하는 취업 프로그램.

◇청년내일채움공제=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의 협동으로 중소·중견 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한 달 12만 5000원씩 2년 간 적립 시 1600만 원을 돌려받는 제도.

◇청년취업아카데미=고용노동부가 도입해 기업, 대학, 또는 민간우수훈련기관에서 실무 교육을 받은 후 취업 또는 창업활동과 연계하는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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