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원준 기자 (saja312@skkuw.com)

지난달 30일 인사캠 경영관(33402호)에서 ‘스마트시티 : 집현(集賢)과 융합’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이 열렸다. 이번 특강은 ‘성균 PUSH위원회’(회장 송해룡 교수·신방)에서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학술 포럼의 일환으로, 올해의 마지막 성균PUSH 포럼이었다. 특강은 송 교수의 개회사와 김도년(건축) 교수의 스마트시티의 시대별 발전상에 관한 강의로 약 70분간 진행됐다.

김 교수는 이번 포럼의 핵심 주제인 스마트시티를 “도시의 정체성에 관한 정의와 더불어 경제성장에 대한 역사적 경험이 현재의 기술들에 어떻게 활용되는지에 대한 고민의 집합체”라고 정의했다. 또한, 교육과 산업이 지속해서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의 도시가 가장 이상적인 도시라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스마트시티는 1997년에 상암과 난지도 개발로 시작됐다. 김 교수는 “당시 서울시에서 발생했던 대부분의 쓰레기가 매립됐던 난지도가 개발의 중심지로 선정되면서 스마트시티가 도입됐다”고 설명했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와 난지도는 스마트시티로 선정되면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곳은 현재 연 매출 약 20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며 디지털미디어 문화 수출의 발신지가 되었다. 김 교수는 전략적 도시 재생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상암과 난지도가 해외 도시 개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마트시티의 시대별 발전상에 관해 강의하고 있는 김 교수.
‘건설’, 건물이 아닌 도시를 만드는 것
 다음 세대를 위한 도시 진화 필요해

김 교수는 ‘건설’이 단지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닌 도시를 만드는 일임을 강조했다. 도시를 건설하는 데 있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령 서울의 변화를 위해 서울을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도시로 바라볼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도시로 바라볼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때 옛 도시 모습의 보존을 중시하는 온고지신의 관점과 현재 서울이 미래에 어떤 모습을 가질지 대비하는 미래 지향적 관점이 요구된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주체적이고 통합적인 시각으로 미래를 계획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문과와 이과를 구별하는 경직된 문화가 우리나라의 혁신을 방해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시티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세계적으로 미래에 가장 고부가가치의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서 지속할 수 있는 시장창출이 가능한 도시모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그 원인을 설명했다. 외국의 대기업들은 이미 대거 스마트시티 산업으로 진출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최고의 인프라를 이미 갖추었지만, 그 잠재력을 완벽하게 발현시킬 수 없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IT 기술 분야의 경우 세계에서 최고 수준이지만 다른 분야와의 통합적 활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악단은 훌륭하지만, 지휘자가 없는 상황’에 비유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도시를 현재의 우리가 진화시키는 것이 스마트시티의 핵심임을 역설했다. 그는 도시가 ‘살아있는 실험실’이라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역량으로 도시를 변화시켜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인재를 배출하는 곳은 기업이 아니라, 좋은 도시임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