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개념 부재...극장과 강당간의 구분 모호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현재 교내에서 공연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기반시설로는 인사캠의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 △경영관 원형극장 △경영관 소극장 △학생회관 학생행사장 △노천극장 등이, 자과캠의 △학생회관 소강당 △의대 대강당 △복지회관 앞 족구장 등이 있다. 본 시설들은 외부 공연과 행사 및 각 단대 별 소모임, 동아리 공연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시설을 이용하는 공연주최측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설계, 허술한 관리, 대관 및 이용에 대한 홍보부족 등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학교당국에서도 항상 모든 시설관리 및 책임, 운영에만 신경을 쓸 여유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노천극장, 학생행사장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연장은 외부업체인 문화사업파트에서 관리하고있으나 문화사업파트의 인원은 시설 전체를 일일이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원형극장
현재 음악동아리의 공연에는 대관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원형극장은 이미 그 방음시설의 기능에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지난 학기 인문대 락밴드‘TUNA’는 공연 리허설 중 소음문제로 인해 경영관 1층에 위치한 공인회계사반 송회헌의 한 담당자와 시비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위층의 고시반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음악동아리의 공연을 할 수 없을 정도라니 원형극장에 설치된 방음시설의 수준은 자못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지난 20대 동아리연합회 한울타리 문화국장 박계훈(어문4·불문)군은 “이는 설계 당시 공연에 대한 배려부족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고  원형극장은 소음 문제뿐만이 아니라 구조 자체로 인해 소리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음악동아리 공연은 대관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소극장으로 몰리고 있고, 이에 소극장은 학기초에 일찍 예약해두지 않으면 대관할 수 없을 정도”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새천년홀
600주년 기념관 지하2층에 위치한 새천년홀은 학생들에게는 대부분 외부행사 및 대규모 공연만을 유치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리팀(팀장:송익섭)내 문화사업파트 기술담당자 최성원씨는 “현재 새천년홀은 주로 학내공식행사 및 외부 공연 위주로 대관 되고 있는데, 이는 각 단대 별 소모임이나 동아리 공연 등의 학생주최공연은 굳이 새천년홀이 아니더라도 소극장이나 원형극장으로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새천년홀의 공연이 대규모 공연 위주로 편성되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또한 “물론 학생들도 무료대관이 가능하고 이제까지 ‘꾼’,‘그루브’등의 동아리 및 관현악단 등이 이곳에서 공연했으며 방송제도 매번 이곳에서 열리고 있다”고 말해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천극장
설계 및 공사단계부터 그 규모와 형태에 관해 논란이 많았던 노천극장은 타대에 비해 규모가 비교적 협소한 것이 사실이며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 본지의 설문조사에도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관리팀 이재영 차장은 “설계단계에서 본교의 토지면적과 용도 및 예산 등을 감안해 최대공간을 확보한 것”이라며 협소한 규모의 불가피성을 설명했으며 학생복지팀(팀장:김흥수) 유태목 계장 또한 “만일 관중석 뒷부분이 현재와 같은 도로가 아닌 일반 공터였다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노천극장의 책임소재는 문화사업파트에서 관리하는 타 시설과는 달리 불명확하다. 이는 아무런 시설이 갖춰져있지 않으므로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강당
한편 자과캠 학생회관에 자리하고 있는 의대 대강당은 학생측에서 사용할 경우 약 7만원 상당의 대관료를 지불해야 한다. 기본적인 음향 및 조명시설이 이미 갖춰져있기 때문에 별다른 설치작업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년 힙합동아리‘베스트’의 공연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용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자과캠 음향, 조명 시설관리팀‘짐승의 왕국’대표 김창완(건조토2·조경) 군은 “복지회관 앞 족구장이나 학생회관 소극장과는 달리 건물 깊숙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 관객유치가 힘들뿐만 아니라, 굳이 비싼 대관료를 지불하면서까지 의대 대강당에서 공연을 하려는 동아리는 거의 없다”며 “현재 대강당은 주로 강연이나 세미나 장소 등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공연장소로 주로 복지회관 앞 족구장이나 학생회관의 소극장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의대 대강당은 넓은 시설과 높은 이용가치에도 불구하고 비싼 대관료로 인해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 것이다.

 

소극장
학생회관의 소극장은 자과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소극장은 자체조명시설이 설치돼있어 활용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노후돼 공연시 별도의 조명설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성균극회 정삼택(전전컴 4) 군은 “조명시설도 문제지만 음향시설은 더욱 낙후해 CD재생기조차 없는 등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며 전반적인 시스템관리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한 정군은“무대와 관객석 사이의 공간이 멀어 연극 공연시 대사전달 및 관객과의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공연에서는 불가피하게 그 빈 공간에 가설무대를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장은 관객에게도 중요하지만 공연의 주체가 돼 무대를 만들어 나가는 사람에게 더 고민이 많은 공간이기에 설계당시 그들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다. 허나 이러한 최소한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으며, ‘전통과 첨단의 조화’를 표방하는 학교의 시설이 이토록 노후됐다는 사실 등으로 인해 불평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당국은 학생들의 목소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주어진 공간 내에서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현재의 시설관리에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안민영 기자 zenithamy@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