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서울 여성영화제 집행위원 주유신 씨를 만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영화제를 만드는 주체로서 직접 참여하게 된 계기는
학생 때부터 ‘영화 속의 페미니즘’으로 석사논문을 쓸 만큼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 21세기 중요한 화두인 영상매체에서 ‘여성’이 소외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러한 지각을 바탕으로 여성영화제라는 구체적인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특히 추천하는 영화가 있다면
이란의 여성 감독이 만든 ‘숨겨진 반쪽’이란 작품을 추천한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반혁명적인 색채를 이슬람 세계에 대한 비난이라고 간주, 감독에게 사형선고까지 내려지게 만든 문제작이다. 현재 전 세계 예술인들의 서명운동으로 보류된 상태지만 언제든 다시 기소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받고 있는 감독이다.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느껴보길 바란다.

‘재미’는 대중이 추구하는 빠뜨릴 수 없는 코드이다. 이것이 영화의 선정에 반영됐는지
섹션별로 다양하게 마련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목적성이 강한 영화가 주를 이루게 된다. 하지만 흥행의 성공은 많은 사람의 공감대가 형성됐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영화적 재미가 곳곳에 포진된 작품도 상당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페미니즘의 이슈화’라는 대전제 하에서 의미를 갖는다.

간략히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를 내련다면
남성 집단에 대한 비난이 아닌, 궁극적으로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아닐까. 페미니즘에 대해 흔히 남녀간의 ‘공존’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하지만 이는 한 번도 권리를 찾지 못한 여성의 입장은 고려치 않은 지배적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다. 공존을 말하기 이전에 분명한 화해가 필요하다.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무엇인지, 나아가 여성들 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번 영화제에 대한 개인적인 바람은
남성들도 환영하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 바탕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영화 상영 외에도 권위 있는 포럼 및 가벼운 축제성 행사도 많이 준비돼 있다. 특히 성대생은 인접한 곳에서 펼쳐지는 문화제를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심연주기자 rmfnxjrl@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