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서울여성영화제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여성으로 사는 즐거움과 자아 찾기
지난 97년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구호 아래 2년마다 한번씩 열려, 여성의 시각으로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영화들을 상영했던 서울여성영화제의 그 네 번째 무대가 오는 12일까지 총 9일 동안 동숭아트센터 동숭홀과 하이퍼텍 나다에서 펼쳐진다. 여성들의 영상매체운동 활성화를 통해 여성단체와 관객사이의 이해와 화합을 모색하는 것이 본 영화제가 추구하는 목적이다.
기존의 영화제에 비해 독특하고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여성영화제는‘페미니즘 문화 운동’의 일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성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올해부터는 격년이 아닌 매해마다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여성영화제라고 해서 여성들만의 축제다, 페미니스트들의 모임이다 라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된다. 이와 관련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관객의 보물찾기이며 영화제에 참가한다는 것은 자신의 영혼과 정신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해방과 반란, 감동의 이 축제에 많은 분들이 함께 생각하고 즐겼으면 한다”고 말한다.
현재 영화라는 매체가 여성의 삶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하는 매체로 거듭나고 있는 시점에서 ‘페미니스트 액티비즘’이라는 이번 4회 영화제의 화두는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3차례에 걸쳐 열렸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좀더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장을 펼치게 되며, 그 가운데 세계 21개국의 여성감독들이 제작한 7개 부문 80여 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아시아 신진 여성영화인들, 자웅을 겨루다
예산투입의 증대 및 규모 확장과 더불어 관객 수가 증가하면서 본 영화제의 정체성도 거의 윤곽이 잡힌 듯 하다. 이번에는 아시아 여성영화에 특히 중점을 두어 행사의 의미에 초점을 두었는데 이는 아시아의 여성영화인들에게 눈을 돌림으로써 그 정체성을 아시아 및 여성으로 중점화하는 것이다.
최근 아시아 여성영화들의 경향을 담은 ‘아시아 단편 경선’이 진행되고 아시아 각국의 영화를 소개하는 아시아 영화 특별전에서는 인도의 여성영화들을 소개한다. 서양 위주로 점점 기울어가는 세계화에 직면해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지리적 문화 차이들을 나누며, 영화를 매개체 삼아 보다 활성화된 의견의 공유 및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것은 서울여성영화제가 아시아 영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가장 큰 의의가 될 것이다. 이와 관련 안선미(서울여성영화제 홍보팀) 씨는 “여전히 소수인 아시아 여성영화감독에게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더불어 신진 여성감독을 발굴, 지원해 아시아여성영화에 힘을 싣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
영상매체는 21세기에 빼놓을 수 없는 화두 중 하나이다. 하지만 여태껏 이를 통해 전달되는 시선은 대부분 남성의 것이었다. 남성이 생산해 왔고 여성은 생산품 속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제 여성영화제를 통해 국내외 여성영화인의 연대 방안 모색 및 주체적인 입장에서 비판적인 시선을 키우고 자기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은 문화생산의 주체이자 대상으로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던져진 과제이다. 하물며 대학문화를 영위하고 있는 우리들은 어떻겠는가. 이에 대해 안선미씨는 “서울여성영화제는 신선하고 새로운 시각을 추구하고 함께 참여하는 영화제라는 점에서 대학문화와 가장 잘 어울리는 영화제”라며 “아직 서울여성영화제가 낯선 분들께는 새롭고 풍성한 경험과 이제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고 특히 여성대학인에게는 공감과 연대의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민영기자 zenithamy@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