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입찰제도로 인해 과잉경쟁 문제점 개선없이 재계약

기자명 정지욱 기자 (esqjung@mail.skku.ac.kr)
학교측이 낮은 할인율과 서비스, 협소한 공간 등 인사캠 구내 서점인 동명 서림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대책 없이 계약 기간을 연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캠 학내에 위치한 임대 상가들은 2년에 한번씩 공개 입찰을 통해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학교측은 지난 2월로 계약이 끝난 학내 동명 서림을 포함한 임대 시설들에 대해 재입찰 없이 계약 연장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팀(팀장:송익섭) 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첫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업자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없을 경우에는 재계약을 하여 주는 것이 관례”라며 “시설비 등을 투자하고 들어온 임대 상가 업주들을 계약이 끝났다는 이유로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학생복지위원회(위원장:권혁태(인문4·사학) 이하:학복위)등에서 수 차례 동명 서림의 할인율 등의 문제 제기를 했음에도 불구, 개선에 대한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또한 2년 계약으로 차후 2년 동안 이에 대한 재 논의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약 과정에서 학내 학생 복지를 담당하는 학생복지처(처장:정규상(법) 교수)와 학복위 등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표 기관들과의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생복지팀 황용근 과장은 “재계약 사실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학복위 권혁태(인문4·사학) 위원장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동명 서점의 계약 연장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그동안 지적됐던 낮은 할인율, 서비스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서둘러 재계약을 체결, 문제를 서점 측에만 떠넘기려는 인상이 풍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명서림 장원주 대표는 “현재 적자가 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할인 혜택이나 서비스 개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본교가 상가 공개 입찰을 하는 과정에서 최고가를 적어낸 사업주에게 임대해 주는‘최고가 입찰제도’이다. 이 제도로 인해 입찰자들 사이에 과열 경쟁이 발생해 입찰 금액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0년도 공개 입찰 과정에서 현재 본교에 입주해 있는 대부분의 임대 사업주들은 거액의 입찰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명 서림의 경우에도 지난 입찰 과정에서 1억2천만원이 넘는 거액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타 학교 구내 서점과 비교했을때, 매우 높은 수치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동명 서점은 한달 평균 5백여 만원이 넘는 거액을 학교측에 내야하며, 이는 현재 5%인 동명 서림의 서적 할인율을 더 낮추고 학생들을 위한 편의 시설 설치를 어렵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고려대 구내 서점 관계자는 “성대 구내 서점이 이윤 추구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금액의 입찰가를 지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본교와 대조적으로 성신여대의 경우, ‘지정가 입찰제도’를 실시해 지난 입찰 과정에서 구내 서점이 보증금 1천만원, 월 33만원에 계약을 했다. 성신여대는 입찰 과정에서 △서점 경영 경력 △최저가 이상의 입찰 △사업계획서 △장학금 등의 평가 항목을 동등하게 평가한 다음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돈 액수만으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 본교와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교내 학우들의 주요 불만 사항중 하나인 공간 확장 문제도 학교측에서 상가의 규모에 따라 입찰 금액에 차이를 두고 있다. 따라서 공간을 확장할 경우 이는 곧바로 입찰 금액의 증가로 이어져 서점 측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서관과 함께 학생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서점에 대해 학교측이 쏟는 노력은 타 대에 비해 매우 부족한 편이다. 또한 이윤 추구라는 기업 논리를 학교에도 적용, ‘최고가 입찰 제도’를 통해 상점 임대자 들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는 이익 추구에 앞서 학교 서점이 ‘책 매젼이 아닌 ‘지적이고 건전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도록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복지를 위한 정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