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내부에서 해결 못한 채 결국 법정으로

기자명 김시목 기자 (ksm7904@skku.edu)

총학생회(회장:장기영(경영4), 이하:총학) 33대 사무국장 및 35대 임시 사무총장직을 역임했던 엄용수씨가 지난 4월 16일 이보람 사범대 학생회장과 김형배 사범대 교육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차 연석중앙운영위원회(이하:연석중운)에서 경제학부 전 부학생회장이 엄용수씨의 한양대 편입 및 졸업과 관련돼 학생회 자치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연석중운 위원들은 정확한 진실규명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속적으로 엄용수씨에 대해 조사, 대자보를 통해 알려왔다. 하지만 엄용수씨는 사범대 학생회장을 비롯한 일부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대자보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등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고소인 엄용수씨는 지난 3월 중순과 4월 초 이보람씨와 김형배씨가 작성한 대자보를 보고 이들과 여러 차례 대화로 풀려고 했지만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법적인 절차를 밟게 됐다고 주장했다. 엄용수씨는 “35대 사무총장직은 단순 고문·임시직이었음에도 임시직이 아니라고 부정하면서 사실을 왜곡시키며 조직이 한 개인을 매장시키려 한다”며 “이런 억울한 상황에서 명예를 찾기 위해선 법에 호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소이유를 밝혔다.

이에 피고소인인 이보람씨는 “우리가 엄용수씨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 목적은 엄용수씨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총학 전체의 신뢰성 회복 차원이었다”며 “하지만 총학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에서 자료를 은폐하고 진실을 밝히지 않으려 함으로써 중운위원 뿐만 아니라 학우들 마저도 속였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미 경찰에 제출된 고소장은 이보람씨와 김형배씨에 대한 경찰 조사로 명예훼손죄가 성립된다고 판단될 경우 검찰로 넘겨질 예정이다. 이번 고소에 대해 동대문 경찰서 담당 경찰관은 대자보에 피해자의 △약력 △이름 △직함이 명시돼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엄용수씨는 “본교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학교 일에 앞장서서 도왔지만 돌아온 것은 비난의 목소리밖에 없었기에 법으로 불명예를 씻고 싶었다”며“하지만 그들이 먼저 찾아와 용서를 구한다면 고소를 취하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보람씨는 “학내의 부끄러운 문제를 외부로 알리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엄용수씨가 먼저 고소를 한 이상 진실을 밝힐 것”이라며 “대자보를 통해 알린 것은 엄용수씨에 대한 진실규명과 이를 은폐하려는 총학생회의 잘못을 학우들에게 알리기 위한 공익적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한편 엄용수씨는 사범대학생회장뿐만 아니라 다른 단과대 학생회장들까지 추가적으로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번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고소사건을 바라보는 학우들은 그 동안 과정의 진위여부를 떠나 학생회 사이의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사법기관의 힘을 빌어 해결하려는 데에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학내문제를 학생회 스스로가 대화를 통해 해결하지 못한 점은 크게 부끄러운 일인지 알아야 한다”며 학생회를 비판했다.

한 개인으로서 조직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엄용수씨와 공익을 위해 학우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었다는 이보람씨, 김형배씨의 고소 사건은 얼마후 법정에서 판결 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