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격한 교리차이가 부른 갈등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현재에도 기독교과 이슬람권 사이에서 무력충돌이 난무하고 있는데 그 둘 사이의 앙숙적 관계는 7세기 이슬람의 탄생 때부터 이어져왔다. 그러나 두 종교는 유일신 사상이라는 한 뿌리에서 출발했으며 따라서 두 종교 사이에는 많은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문명 사이에 갈등은 이슬람과 기독교 사이의 현격한 교리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계보는 아브라함 전까지는 같으나 아브라함의 자손대부터 두 개의 종교로 갈라지게 된다. 현재 사우디 지방인 메카로 쫓겨난 아브라함의 첩인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이 이슬람의 조상이 됐고, 본처인 사라의 아들인 이삭이 기독교의 근원이 됐다고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두 종교는 차이점보다 공통점이 더 많다. 두 종교 모두 유일신을 믿고 내세의 존재를 인정하며 하나님이 보낸 선지자가 등장한다. 예수의 탄생과 성장, 행적 등 성경에서 언급한 예수에 관한 이야기들은 <코란>에도 모두 등장한다. 예수가 부활해서 심판의 날 재림한다는 이야기도 이슬람인들은 굳게 믿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은 기독교가 주장하는 삼위일체설을 부정한다. 예수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아들이 아닌 단지 하나님께 선택받은 훌륭한 선지자로 묘사된다. <코란>에서 예수는 단독으로 호칭되기보다는 거의 ‘마리아의 아들’이라는 칭호로 불린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처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예수를 하나님이 아들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닌 ‘인간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한국외대 신양섭(아랍문화) 교수는 “하나님은 알라 외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삼위일체설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코란에 천명됐기 때문에 삼위일체설을 이슬람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슬람은 기독교의 ‘원죄’개념을 부정하는데 아담이 죄를 지은 것은 사실이나 그 죄는 아담의 죄일 뿐 그 죄가 후손에게까지 대물림되지는 않는다는 교리를 펴고 있다. 따라서 예수는 십자가에서 대속물로 죽지 않았으며 하나님이 예수를 하늘로 데려갔고 대신 유대인 두목에게 예수의 형상을 입혀 그 사람에게 십자가형을 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조선대 황병하(이란어) 교수는 “이슬람인은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불가능한 일이고 하나님의 신성과 주군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슬람 인들은 성경이 세월을 거쳐 번역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상당부분 왜곡되고 와전됐다고 믿는다. 이들이 코란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을 금지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김시화 기자 diwa82@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