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의 이미지로 파고드는 인종차별요소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어린이들은 만화영화를 통해 꿈을 키우고, 만화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에 반하고, 주인공의 행동을 따라하게 된다. 즉 만화속 주인공이 어린이들의 우상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만화영화는 대부분 일본의 제페니메이션과 디즈니 만화가 그 주류를 이룬다. 일본의 제페니메이션은 내용의 폭력성과 선정성으로 그 내용의 위험성이 익히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와 같은 디즈니 만화 영화는 아무리 눈을 씻고 살펴봐도 순수하고 낭만적이며, 너무나 교훈적인 내용으로 어디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디즈니 만화영화에도 어린이들의 의식구조 속에 잘못된 현실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잘못된 이야기 구조가 내포되어 있다. 이와 관련 이흔주(신방과 박사과정 수료)씨는 “세상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모든 사람을 선과 악의 이분법적 구조로 바라보며 또한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만화영화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악당의 이분법적 인물배치와 이때 악당으로 등장하는 인물설정에서 항상 피부가 검은 유색인종이 악당으로 등장하는 디즈니 만화영화는 이를 보는 아이들에게 백인에 대한 환상과 유색인종에 대한 거부감을 무의식적으로 형성하게 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만화영화의 영향은 이후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도 그대로 남게 되며 이는 우리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아 선입견으로 남게 되는 것이다.  

만화영화와 더불어 어린이들의 동심을 빼앗는 또 하나의 캐릭터는 인형이다. 우리 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의 대명사는 아마 ‘바비인형’일 것이다. 늘씬한 팔등신의 몸매, 파란 눈, 눈부신 금발, 진한 화장, 화려한 의상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이 바비인형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은 그 화려함을 선망하게 된다.

이러한 팔등신의 바비는 1959년에 태어났다. 바비의 몸은 할리우드 여배우의 몸매를 복사했고, 입고있는 옷은 파리의 오뛰 꾸뛰르의 패션을 차용했다. 바비가 세상에서 인기를 얻자 바비는 세계의 패션을 축소한 의상들을 지니게 되었고, 화려한 집과, 악세사리를 갖게 되었다. 즉 바비는 단순한 인형이 아니라 서구자본주의사회에서 성공한 백인여성의 삶의 축소판으로 전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보여주는 문화 광고판이 되었다.

이런 바비인형에 대해 백인의 미적 기준을 전세계에 유포시킨다는 비난이 일자 흑인바비, 오리엔탈바비, 아라비아바비 등 다양한 인종의 바비들이 탄생하면서 이러한 비난은 그 힘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바비의 피부색이 변했다 하더라도, 바비인형의 화려한 외모, 파란 새도우와 풍성한 속눈썹으로 표현되는 바비의 모습은 우리아이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여성의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동경, 풍요한 물질적 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심어줌으로써 소비지향적, 외모 지향적 성향을 키워주는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들이 무심코 보고 즐기는 문화상품속에는 우리들의 의식을 병들게 하는 무서운 독소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상을 통해 전파되는 이런 의식구조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받아들이는데 더 큰 문제가 있는 것이다.

최진우 기자 huskal@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