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무너질지 모를 복개도로... 복원 및 보수공사 시급

기자명 박명호 기자 (freshnblue@skku.edu)

‘흉물스런 고가도로, 시대에 적응못한 낡은 재래시장들…’ 땅 위의 청계천의 모습을 단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콘크리트로 덮여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청계천 복개도로 아래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매주 화요일마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본부장 : 양윤재)에서 주최하여 열리는 청계천 시민 참가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복개도로 아래의 모습을 살펴봤다.

처음 들어갈 때부터 안전모와 마스크가 지급됐다. 마치 공사장에 들어가는 것 같았는데, 그만큼 위험하다는 암시를 주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상당히 위험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청계천의 바닥은 고운 모래가 깔린 자연 하천 바닥의 모양새를 하고 있었다. 곳곳에 쌓여 있는 보수공사로 인한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를 제외하면, 이 하천에 맑은 물을 공급했을 경우 여느 하천과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지금 청계천 바닥을 흐르고 있는 것은 생활 하수와 빗물이었다. 즉, 청계천은 거대한 하수구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생활 하수에서 나는 메탄 가스로 인한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복개도로와 삼일 고가도로를 떠받치고 있는 교각들과 상판들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판 위로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 보수공사를 한 곳은 그나마 땜질식 덧씌우기라도 이뤄졌지만, 아직 보수가 안된 곳은 교각의 경우 곳곳에 철근이 드러나고 철근조차 부식이 심한 상태였다. 또한 비가 내리면 교각 주위에 와류가 발생하여 부근의 모래가 쓸려나가 교각의 뿌리가 드러날 만큼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상판도 철근이 드러나 보이고 철근을 둘러싼 콘크리트가 철근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등 누더기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전면적으로 보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행사를 인솔했던 청계천 복원본부의 한 관계자는 “전면적인 보수라 함은 상판을 들어내고 새로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전면적으로 보수를 하는 비용과 복원시 소요되는 예산을 비교하면 거의 비슷하다. 그럴 바에야 전면적으로 복원을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참관을 하던 중 광교라고 불리는 대광통교의 모습이 눈에 보였다. 과거 청계천의 남북을 잇던 다리들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하던 대광통교는 보존은 됐지만 그 위로 아스팔트를 씌워 원래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또한 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수표를 설치했던 수표교는 장충단공원에 이전돼 있다. 하지만 그 외의 다리들은 모두 철거됐다. 개발독재의 바람 속에 사라져간 많은 문화 유적들을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지난 달 집중 호우가 내렸을 때, 붕어와 잉어 수백마리가 청계천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왔다가 물이 빠지는 바람에 죽은 일이 있다고 인솔하던 복원본부의 관계자는 말한다. 그러한 말을 하면서 “이 죽은 청계천에서 복개 구조물을 걷어내고 그 곳에 빛과 맑은 공기를 공급한다면 다시 살아있는 하천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의견을 피력한다. 하지만 작금의 청계천의 상황은 그것만으로 치유되기엔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