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호 기자 (freshnblue@skku.edu)

청계천 복원에 대한 논란이 서울시 내에서 큰 쟁점이 되고 있다. 사실 청계천 복원의 목소리는 10년여 전부터 학계 및 환경단체 내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이명박 서울특별시장이 청계천을 원래의 자연 하천으로 복원하자는 공약을 내걸어 당선됨으로써 청계천 복원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 산하 청계천복원추진본부(본부장 : 양윤재)가 발족돼 복원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청계천 시민 참관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의 인식을 복원 찬성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 반면 한 쪽에서는 복원에 반대하면서 교통 정체를 우려하고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과연 청계천 복원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환경 보전이냐, 상권 보호냐
청계천 복원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환경 친화적으로 복원해 나간다면 도심 속의 녹지대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들은 남산과 북한산을 잇는 녹지대 뿐 아니라 도심 속의 생태적 자연 하천이 확보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광교, 수표교 등의 문화 유적을 복원함으로써 서울의 역사성을 복원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우선 복개도로와 청계고가로를 뜯어낸다면 엄청난 교통 체증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들은 서울 교통의 대동맥이라 할 수 있는 청계고가로가 없어지면 근처 종로와 퇴계로, 내부순환로 등의 체증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청계천 주변 상인들의 대부분은 청계천을 복구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된다면 청계천로 주변의 상가들의 상권이 위축돼 자신들의 생계에 지장을 받을 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상가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노점상들에 대한 대책 역시 전무해 반대의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며칠 전 청계천에서 노점을 하던 박봉규씨가 분신, 사망한 사건은 노점상들의 청계천 복원에 대한 반대의 정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실제로 노점상 측은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통해 청계천 복원에 대한 반대를 표명한 상태이다.  

‘강북의 테헤란로’돼서는 안돼
그렇다면 서울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구체적인 청계천에 대한 복원 계획은 어떠한가. 청계천 복원추진본부의 한 관계자는 “상권, 교통, 노점상과 소요 예산에 대한 종합적 예측을 토대로 하여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여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교통문제에 대해서는 종합적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찾을 것이며 상권 문제에 있어서는 최소한 상가를 강제적으로 철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일부 학계에서는 이명박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복원 계획이 너무 독단적이고 졸속으로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문화개혁을위한시민연대 공공환경위원회(위원장 : 정기용)는 지난 8월 1일 철학마당 느티나무에서 열린 청계천복원 사업의 올바른 방식과 절차 마련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청계천을 ‘강북의 테헤란로’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청계천을 복원하는 일은 도시민의 삶에 기반해 장기적이고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뿐만 아니라 청계천 복원을 서울 도심 전체의 재구조화와 연결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본교 도시환경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안진성씨는 “기존의 서울시 안은 청계천 문제를 너무 단시간에 해결하려는 것이 엿보인다”며 “청계천을 복원하는 것은 역사적 맥락에서 행해져야 한다”라고 말해 청계천 하나 뿐만이 아닌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복원 계획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독단적으로 추진할 경우 여론의 반대로 인해 정책 수행이 어렵다. 시민들의 여론 수렴을 위해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복원 계획은 졸속으로 시행하지 않을 것이며 1년 이상의 시간을 두고 세울 것임을 그는 말했다.
한발 한발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청계천에 대한 복원 사업.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복원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진영의 논쟁은 뜨겁다. 단순한 주변 재개발에 머물지 않고 환경과 역사, 문화적인 면을 모두 고려한 모습으로 복원될지 두고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