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상' 등 정부 및 기업감시활동 벌여 온라인 무대로 시민의 권리찾기 운동

기자명 박명호 기자 (freshnblue@skku.edu)

현재 인터넷은 단순한 유희의 수단뿐만이 아닌 정치, 사회적 의사 소통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온라인의 여러 사이트들에서는 지금도 정치적 현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벌어지고 있고,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결속된 힘이 하나로 모이기엔 한계가 있어 온라인의 열기를 오프라인으로 잇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발맞춰 시민운동 또한 온라인 상의 네티즌의 힘을 오프라인의 시민 단체에 접목시키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함께하는시민행동(공동대표 : 이필상(고려대 교수), 정상용(변호사), 지현 스님(청량사 주지)) 역시 이러한 과정 중에 네티즌들과 일반 시민들의 연결고리를 모색하면서 만들어진 단체이다.
지난 99년 닉스의 인터넷 도메인 모집에서 공개 모집을 가장한 당선자 선정 비리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던 네티즌의 활동에 참여한 것이 함께하는시민행동의 첫 활동이었다. 함께하는시민행동은 △정부 예산 감시 활동 △기업 경영 감시 △정보사회운동 △인터넷 시민학교 △공익소송센터 등의 넓은 활동 반경을 갖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에는 한 해 동안 많은 성과를 올린 단체에게 주는 ‘한국의 시민운동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예산을 낭비하는 공기업 및 정부 관청에 매월 시상하는 ‘밑 빠진 독 상’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대통령 선거를 맞아 메신저를 매개로 2백 여명의 시민들이 그 날의 화제에 대한 토론을 벌인 후 그 결과를 보도자료화 하는 ‘시민 메신저’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그리고 서울시의 예산을 감시하고 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예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시민 단체의 재정적 어려움은 고질적인 문제로서 함께하는시민행동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와 관련 정란아 기획1팀장은 “후원자는 늘고 있고, 올해 걷어진 회비 또한 작년에 비해 2백 만원 정도 늘어났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 말한다. 그리고 “시민운동은 평생 하겠지만 언제나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만 없으니 자신만의 영역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며 장기적 비전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사실이 활동가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 말한다. 또한 시민운동가라는 직업군이 아직 사회에서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어려움도 호소한다.

이처럼 시민들의 참여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 속에서, 단체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정 팀장은 “시민들은 참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 소비자, 유권자, 납세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소비자로서 기업 감시, 정보사회운동, 유권자로서 네티즌 운동, 납세자로서 예산 감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권리를 행사하는 수단으로 공익소송센터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하는 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인터넷 시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 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네티즌들의 힘을 오프라인으로 이어나가는 일은 아직 그 가능성만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상의 시민단체의 활동을 온라인으로 잇는 시도 역시 ‘시도’에 머물러 있다. 네티즌들의 역량이 시민들의 권리 찾기로 이어져 우리 사회의 진정성 회복에 기여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