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문화 엿보기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자유게시판은 네티즌 사회참여의 대표적인 통로이다. 현재의 자유게시판 문화는 90년대 초반 PC통신의 탄생에서 비롯됐다. 특히 상업 통신망 내의 하이텔 ‘바른 통신 모임’, 천리안의 ‘희망터’ 등은 여러 사회운동의 이슈들을 전파시키거나 대중을 동원하는 역할을 하며 네티즌에게 주류언론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인터넷이 대중적으로 보급된 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형태의 자유게시판이 등장해 본격적으로 네티즌이 사회에 대한 의식과 목소리를 담을 수 있게 됐다. 자유게시판의 등장은 익명성을 바탕으로 직업, 성별, 지역 등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발언할 수 있는 통로로 네티즌의 호응을 얻었다. 이에 대해 문용갑 강사는 “우리나라는 대중의 오프라인 상의 발언권이 제한돼, 온라인 상의 의사표현이 발달했다” 고 말해 우리나라 인터넷 문화발달의 원인을 설명했다.

자유게시판은 이슈에 대해 즉각적으로 접하고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장소이다. 현재 인터넷한겨레, 오마이뉴스, 노사모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중 인터넷한겨레는 네티즌의 호응도 높을 뿐 아니라 각 분야에 관한 주제별 토론방이 형성돼 인터넷의 토론 문화를 볼 수 있는 대표적 사이트로 여겨진다. 이와 관련 인터넷한겨레토론방 운영자인 김은국 기자는 “대선에서도 보았듯이 인터넷 게시판상의 여론은 오프라인사회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라며 “보수언론에서조차 네티즌의 여론을 지면에 반영한다”고 말해 게시판 문화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시판 문화의 특징은 펌과 리플을 들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네티즌은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펌’은 타인의 정보나 의견을 그대로 옮기는 행위로 정보의 운반과 공유를 가져온다. 여중생장갑차사건 등도 ‘펌’을 통해 일반에게 사건의 심각성이 인지되고 되려 기성언론에 반영된 예이다. 또한 리플은 타인의 글에 자신의 의견을 다는 행위로 글에 대해 동조, 반대 등의 리플을 통해 쌍방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게 게시판문화는 직접 민주주의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단점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시판의 특성인 익명성은 게시물이 일정수준을 담보 하지 못하는 점을 발생시켰다. 이에 대해 인사캠 총학생회(회장:장기영(경영4) 이하:총학) 김필송 여론국장은 “총학게시판은 다양한 주제에 대한 학우들의 여론 수렴이 의의이지만 대학서열이나 지역적 문제 등 주제가 편협하고 훌리건의 비방이나 광고 글 등이 많다” 고 말해 게시판의 수준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로 자유게시판이나 토론방이 활성화 된 대부분의 사이트도 △근거 없는 주장 △반대 주장에 대한 욕설 △광고글 등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신중한 토론 없이 사안에 대한 즉각적인 의사가 수집, 표출돼 게시판문화의 문제요인으로 지적된다. 대중의 여과없는 의견은 감정적이고 충동적일 가능성을 지닌다. 따라서 이익집단들의 내재된 이기심이 표출되는 수단으로 이용돼 비윤리적인 의사결정의 요인이 되고 있다.

네티즌의 사회운동은 관심분야를 개인의 문제에 국한시키는 현대인들에게 사회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의 동기를 제공한다. 이에 핵심적인 자유게시판은 기성언론의 정보독점 속에서 대중에게 현상의 본질과 사건의 올바른 의미를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생명력이 지속되려면 네티즌의 자유게시판에 수준에 대한 자성과 정보와 관련된 제도적인 측면의 보안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다.

김지영 기자 wldud3047@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