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사회참여 의의와 방향 제시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지난 16대 총선은 네티즌들의 온라인 선거운동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아 역대 총선과는 확연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네티즌들의 선거 운동 움직임이 포착되고, 낙천·낙선 운동을 주도하는 시민단체들의 홈페이지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움직임을 주목한 각 후보들은 다양한 동영상과 그래픽을 이용한 공식 홈페이지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웹상의 홍보에 나서, 사이버 공간상에서도 치열한 선거전이 전개됐다.

이러한 네티즌들의 움직임은 인터넷이 △기존 매체가 지닌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량의 정보를 빠른 속도로 전달 수 있어 △사용자들의 정보의 접근과 획득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의 상호작용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초고속인터넷 보급률과 사용률이 세계 1위인 말 그대로 인터넷 강국이다. 인터넷의 출현과 함께 등장한 네티즌은 우리나라에서 그 규모가 2003년 현재   2천53만 명으로 매년 급속한 증가 추세에 있으며 세계적 수준으로 갖춰진 인터넷 망에 힘입어 영향력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사이버공간의 게시판이나 토론방에서 논의되는 내용은 전문적인 이슈보다 개인적인 차원의 것들이라고 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개인적인 이슈를 자유롭게 발의하고 이것이 사이버공간상에서 의제가 되는 것이다. 즉, 기존의 매체에서는 소수의 권위주의적인 엘리트의 소스에 의해 의제가 발의됐다면, 이제는 의제를 발의하는 주체가 다양해졌을 뿐 아니라 분산됐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는 의제를 발의하는 주체가 비권력계층이나 일반인까지 확대되는 등 진입장벽이 낮아 네티즌들의 사회참여를 더욱 활발하게 하고 있다.

한편 인터넷한겨레토론방 운영자인 김은국 기자는 “네티즌들의 사회참여는 시민 참여의 기회를 큰 폭으로 증가시키고 시민 권력의 강화와 민주주의의 발달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돼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한다. 사이버공간이 수평적인 측면과 수직적인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민주주의의 발달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수평적인 측면이란 네티즌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에 용이하게 접근하고 특정 사회의 이슈에 대해 게시판이나 토론방을 구성해 토론을 하며, 더 나아가 투표까지 실시해 직접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직적인 측면이란 사이버공간이 특권계층과 비특권계층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키는데 활용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러한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는 네티즌들에 의해 발의된 사회 의제에 대해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네티즌들의 사회참여는 어느 정도의 한계점도 갖고 있다. 사이버 공간이 보장하는 진정한 익명성의 취지에 근거해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담론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토론방이나 게시판은 욕설이나 비방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이 갖는 중요한 특성인 쌍방향대화 기능이 정책적인 이슈와 정견에 대한 진지한 토론으로 활용되지 않고, 저속한 욕설과 비방의 통로로만 활용된다면 새로운 폐단만을 낳을 뿐이다.

이러한 네티즌들의 사회참여는 사이버 공간상에서 한정된 그들만의 목소리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이에 대해 김 기자는 “시민단체 등과 같이 협력해 적극적으로 현실에 참여할 수 있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네티즌들의 사회참여가 현실에서도 영향력을 가지려면 사이버 공간만으로 국한되지 않고 오프라인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없을 시에는 사이버공간 안에서의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버릴 우려가 있다. 네티즌들의 사회참여가 여론 형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발의된 의제의 신뢰성이 확보돼야 하는데, 이를 검증하는 것은 매스미디어의 역할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네티즌들의 사회참여가 현실성을 갖기 위해서는 매스미디어와의 상호작용도 필요하다. 또한 사이버공간 상에서의 운동은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서명운동을 오프라인에서도 이어가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면 네티즌의 사회참여는 그들만의 목소리가 아닌 새로운 여론의 흐름을 형성하는 중요한 통로로써 긍정적인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은경 기자 lajiel@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