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근 간척사업을 둘러싼 논란 진단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전라북도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일대의 갯벌 4만1백㏊를 메워 세계 최대의 간척지를 만드는 새만금간척사업이 중단이냐 강행이냐를 놓고 갈등을 거듭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지는 △국토확장 △산업용지조성 △농지조성 △치수를 목적으로 지난 91년에 8천2백억원의 예산으로 시작됐으며 앞으로 공사가 완료되기까지는 천문학적인 예산과 공사기간이 소요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새만금 사업의 경제성에 대한 의문과 생태계의 변화로 인한 악영향에 대해 환경단체들과 농업기반공사(사장:배희준, 이하:공사)가 서로 다른 주장을 내놓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새만금 사업을 대행하고 있는 기관인 농업기반 공사는 세계인구의 증가는 계속되는 반면, 식량 생산량과 수자원은 급격한 감소추세에 있다고 말한다. 이에 우량농지28㏊를 확보해 전국 쌀 생산량의 3%인 14만여 톤의 쌀을 생산,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1천1백28㏊의 담수호를 조성해 농업용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새만금 사업의 효과로 들고 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최열, 임길진) 장지영 갯벌팀장은 “쌀의 자급도가 떨어지는 것은 낮은 쌀 소득으로 인해 논을 밭으로 전환하고 휴경 논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식량안보를 이뤄내기 위해서라면 1년에 3만여㏊씩 용도변경으로 사라지고 있는 농지를 보전하는 것이 우선이지, 새만금을 메워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농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또한 새만금의 경우 식수에 비해 3배 가량의 수질개선 및 수자원 확보 비용이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양측의 엇갈린 주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박명섭(경영) 교수는 “새만금 사업을 위해 앞으로 어느 정도의 추가비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또한 갯벌은 입체적인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경보존과 해양수산생물 활용의 측면에서 새만금 사업은 중단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농업기반 공사의 김은수 계장은“국토확장과 식량안보의 효과를 제외하고 갯벌의 가치를 포함한다 하더라도 농지개발의 경제성은 인정돼야 한다”며 “국토 확장의 효과는 대체농지를 간척을 통해 조성함으로써 기존에 육지의 농지를 도로와 도시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며, 식량안보에는 수치로 나타낼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가치가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한편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되면서 어획고가 급격히 줄어 약 2만여 명의 전북 어민들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 새만금 사업의 시작 당시 4천8백억원이 보상금으로 지급됐으나 보상금을 받은 건수의 70% 이상이 맨손어업이었기 때문에 실제 어민들이 어업권을 포기하는 대가로 받은 보상금은 평균 678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새만금간척사업이 실시되기 전에 갯벌에서 얻은 1년치 수익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이와 관련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는 ‘부안사람들’의 신형록 주민은 “농업기반공사는 공장을 지어야 한다며 국민들을 속이더니 이제는 식량안보를 내세워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방조제 중간 중간을 터서 물길을 내 갯벌을 살려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전북 도민가운데는 새만금 사업의 강행과 조속한 완공을 바라는 여론도 있어 지역내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새만금추진협의회(상임대표:김영두) 편영수 사무총장은 “방조제로 막고 새 갯벌이 생기면 더 좋은 환경에서 양식을 할 수 있는데 이미 죽어버린 갯벌을 왜 살리자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역의 발전과 주민들의 생계를 위해서 새만금 사업의 중단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엇갈리는 주장들 속에서 새만금간척사업은 중단이냐 강행이냐를 놓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중단 혹은 강행을 하더라도 상처받은 어민들의 마음과 갯벌을 위한 대책이 반드시 생각돼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인류와 자연의 조화를 생각할 시기라고들 한다. 지금에 와서 자연을 역행하는 거대한 개발을 꿈꾸는 것은 비로소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은 인류가 그동안 저질러온 개발중심주의의 우를 되풀이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이은경 기자 lajiel@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