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사용자 앞에서는 백신도 소용없다

기자명 박명호 기자 (freshnblue@skku.edu)

지난 2월 중순에 벌어졌던 인터넷 대란에 이어 지난달 12일, 전 세계의 컴퓨터는 일개 컴퓨터바이러스에 의해 농락당했다. 컴퓨터가 2분 간격으로 재부팅되는 등 컴퓨터 사용자들은 일제히 큰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그 모든 혼란은 ‘블래스터’라는 이름의 웜바이러스에 의해서 저질러진 것이었다. 이 웜바이러스는 △윈도NT 4.0 △윈도XP △윈도Server 2003 등의 운영체제에 나타난 보안상의 문제를 이용해 사용자의 컴퓨터를 공격해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운영체제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문제점을 인정하고 이를 고치기 위한 패치 파일을 배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용자들과 서버의 관리자들이 관리를 게을리한 결과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많은 보안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금도 웜바이러스는 조밀하게 연결된 인터넷 네트워크를 타고 기하급수적으로 전세계의 컴퓨터로 퍼지고 있다. 블래스터 웜이 전파되기 시작했던 비슷한 시기에 ‘Sobig. F’라는 이름의 웜바이러스가 퍼져 정보통신부에서는 지난달 21일에 바이러스 경보를 발령했다. 이 바이러스 역시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의 정보를 유출하거나 사용자의 컴퓨터를 공격하게 하는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컴퓨터 서버의 ICMP를 이용해 전파되는 블래스터 웜의 변형인 ‘웰시아’바이러스 또한 수많은 컴퓨터의 안전을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본교는 바이러스의 태풍에서 안전했는가. 본교의 경우 홈페이지에 신속하게 백신 업체의 업데이트 버전과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보안 패치 파일을 올려놓아 큰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처(처장 : 장시영(경영) 교수) 박상근 계장은 “지난달 12일 오후부터 경영관과 다산경제관에 설치된 컴퓨터에서 바이러스의 증상이 감지됐으나 확신하지 못했다”며 “블래스터 웜이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아직 백신이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신속히 네트워크 연결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또한 메인 서버에 대해서는 “서버는 운영체제를 윈도NT 계열이 아닌 유닉스를 사용하고 매일 직원들이 점검하므로 문제가 없으며 현재까지 정보통신팀에서 바이러스를 치료하고 수리한 컴퓨터가 5백여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중앙도서관(관장 : 권길중(독문) 교수, 이하 : 중도) 학술정보팀 장석종 직원은 “중도 검색대의 컴퓨터에는 재부팅시 사용자가 임의로 설치한 파일을 지우는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어 바이러스 감염 피해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다”며 “하지만 네트워크를 통해 감염된 컴퓨터로 인해 심할 경우엔 검색대를 폐쇄하고 바이러스를 치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블래스터 웜에 감염된 컴퓨터가 발견돼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박 계장은 “방학중이라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아 감염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보안 패치를 꼭 설치하고 학내 컴퓨터의 경우 학교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백신 프로그램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컴퓨터바이러스는 전세계의 컴퓨터를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 그 공격에서 본교의 컴퓨터만이 안전할 수는 없다. 본교에서 여러 조치를 취한다 해도 결국 사용자의 노력 없이는 모든 것이 소용없기 마련이다. 사용자 자신의 보안 의식 강화를 통해 컴퓨터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 만이 자신의 컴퓨터를 바이러스로부터 지키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