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전쟁반대 캠페인 현장을 가다

기자명 이경미 기자 (icechoux@skku.edu)

지난 19일 오후 1시 반, 본교 수선관 5층 입구에서 성균관대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성대반전모임)의 주최로 전쟁반대캠페인(이하:캠페인)이 열렸다. 조명지(경영 4)양을 포함한 여섯명의 성대반전모임 운영위원들이 각종 홍보물과 책상 등을 설치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반전 서명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날 활동은 지난 17일 시작돼 오는 27일까지 캠퍼스 내 각 건물을 돌아가며 진행될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구체적인 캠페인 내용은 △서명 △사진전 △9·27 조직위원회 가입신청받기 △반전모임가입홍보 등으로 이뤄졌다.

“이라크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전 선언 후에도 파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고한 한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지 않기 위해 반전 서명에 동참해 주십시오”

반전에 함께 하자고 외치는 운영위원들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수선관까지 올라오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한데도 가판대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반전 서명을 한 이한기(신방 3)군은 “추가 파병에 찬성하는 쪽도 국익 면에서 일리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라크전은 명분없는 전쟁이다”라며 종전 후 이라크 국민들은 이전보다 더 고통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서명 이유를 밝혔다. 또 서명과 함께 성대반전모임에 가입한 우지수(신방·석사 2기)양은 “미국이 요구하는 파병규모가 너무 크고 그에 따른 대가나 요구조건이 없는 정부 대응은 동의하기 힘들다”며 “본교 내에서 이런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명을 한 사람들 일부는 반전 스티커를 자주 가는 술집 화장실에 붙여 달라는 운영위원의 말에 웃음을 지으며 홍보물을 받아가기도 했다.

반면 이라크 전쟁 및 추가파병에 찬성하여 서명을 거부한 사람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직원은 “찬성이든 반대든 자기와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배타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먼저 못 박은 후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면 심각한 내분이 일어날 것”이라고 파병 찬성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캠페인에 참여한 환경동아리 푸른누리 박민주(철학 2) 회원과 반전운동의 현실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한편 성원회 허진식(정외 3) 회원은 이번 캠페인에 찾아와 반전에 대한 강연회나 토론회 등을 함께 추진하고 싶다고 제안해 와 반전에 대한 본교 학우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음을 보여줬다.
두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캠페인에서는 80명 가량의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했으며 성대반전모임과 9·27 조직위원회에 가입한 인원도 약 20명에 달해 예상보다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마무리됐다. 조명지양은 “17일부터 사흘간 약 200명의 사람들이 서명에 참여했다”며 “특히 서명 뿐 아니라 9·27 조직위나 성대반전모임에 가입한 사람들도 50명 가까이 돼 반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운영위원들은 캠페인 내내 서서 반전에 대한 설명을 해야 했지만 예상보다 높은 사람들의 호응에 한껏 고조된 표정이었다.

어느 장소 어느 사안이든 수많은 가치관이 존재하며 이들은 자신이 믿는 바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목소리 중 하나인 반전 메시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