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주5일 근무제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은 여가시간을 증대시킨다. 그러나 그렇게 주어지는 시간적 여유가 문화생활 향유의 전제조건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충분조건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다. 현재의 문화에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깊숙이 침투해 있어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문화를 누릴 기회조차 제공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문화의 생산자와 수용자를 분리시키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기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로 문화의 수용자가 직접 생산에 참여하는 ‘인천노동문화제’를 꼽을 수 있다.

인천노동문화제는 지난해 가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영상소품 제작발표회와 사이버 영상제·연극·풍물·노래공연과 시 낭송회를 비롯해 4차례의 거리공연 그리고 2차례의 토론회, 각종 전시회 및 둘레마당 등 각종 행사를 가졌다.

이와 같이 인천노동문화제는 자본의 문화를 넘어서는 대안적 문화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로, 대중적 주체의 형성과 다양한 문화 예술적 향기가 넘쳐나는 장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거듭나기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천노동문화제는 주최 준비자와 참가자가 분리되고, 즐기는 자가 따로 있는 문화제가 아니라 모두가 행사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체로 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를 위해 전국 각 지역의 핵심적 문화일꾼 2백12명과 57개 단체가 문화제의 주체로 나섰다. 또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노동자의 조직으로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노동을 화두로 한 문화 프로그램을 실시, 인천시 시민들과 함께 하는 장을 열기도 했다.

한편 올해 9월에 열릴 인천노동문화제는 일시적 조직위원회의 틀을 넘어, 상설조직위원회로 전환, 창작자와 수용자의 일상적 소통구조와 시스템을 만들어 갈 예정이다.

주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문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충분히 주어진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논리가 횡행하는 문화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문화와의 거리 좁히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스스로 문화의 주체로 거듭나려는 노동문화만이 현실 극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현 기자 bright39@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