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대학로와 본교는 지리적으로는 근접하지만 심리적 거리감은 상당하다. 이것을 문제의 출발점으로 삼고 시작한 이 칼럼은 다시 한 번 대학로와 문화에 대한 나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젊음의 거리 대학로는 성대인과 대학생으로 하여금 대학생문화를 펼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SUAF 2002 제1회 대학로 문화축제’를 통해서.

대학로의 들썩거림이 성큼 다가왔다. 국내 40여개 대학 및 한·중·일 대학생 20만 명이 참가해 다양한 행사를 벌이는 대학로 문화축제는 오는 25일부터 9일에 걸쳐 펼쳐진다. 본교에 설치된 SUAF 2002 사무처를 맡고 있는 학생복지팀 김흥수 팀장은 이번 행사에 관해 “대학생 스스로 자신의 문화를 만들고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 우리가 한 일은 문화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학생들이 어우러져 신명나게 즐길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뿐이다”라고 말한다.

현재의 대학문화라는 특별한 이미지가 없다. 기존문화와 차별성을 갖지 못하고 기존문화를 수동적으로 수용해 문화의 단순한 소비자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이번 축제는 우리들에게 학생들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취지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해준다. 그러나 행사를 바짝 앞두고 있는 지금 이 문화행사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된다. 대학을 비롯한 단체가 제공한 틀 속에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지만 본교의 경우 참가단과 자원봉사자를 선발한다는 공지문은 행사 보름 전에야 홈페이지에 등장했다. 축제의 주체가 되어야할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문화를 생산하고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의 부족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정해져있는 틀과 성급한 진행은 주체로서 문화를 생산해나갈 학생들을 단순한 참가자로 동원하게 하지는 않을지.

또한 축제가 참가단체의 홍보나 상업적인 측면으로 그 방향이 변질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금까지 문화를 주제로 한 많은 행사가 이뤄졌으나 문화가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또는 제공된 양질의 문화를 수용자가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경우도 허다했다.

‘SUAF 2002 제1회 대학로 문화축제’가 우리에게 문화를 창조하고 즐길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 장을 무엇으로 어떻게 꾸며 나갈지는 우리가 맡아야할 몫이자 권리이다. 실험정신을 바탕으로 생산과 소비를 미분리할 때 우리가 찾아야할 문화에 근접해 갈 것이다. 문화에 대한 고민과 열정으로 대학로로 나가 펼쳐진 멍석 위에서 제대로 놀아봐야 한다. 처음 맞는 이번 축제에 대한 고민이 단순히 지면 위의 글씨에서 그 생명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김지현 기자 bright39@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