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대표 최종원 씨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연극,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문화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배우 최종원씨. 그가 지난 7일 출범한 ‘세계문화기구를 위한 연대회의(이하:연대회의)’ 공동대표직을 맡아 또 다른 문화사업 영역 구축에 발벗고 나섰다. 연대회의는 지난 출범식에서 향후 활동방향에 대해 WTO 뉴라운드 등 문화의 획일화를 추구하는 무역협정을 반대하고, 정부가 자국 문화정체성 수호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문화부에서는 그를 만나 그의 일과 문화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연대회의는 문화의 다양성과 정체성 수호의 기치를 내걸고 결성된 단체라 들었는데, 이 단체의 결성계기와 의의는 무엇인가

­연대회의는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문화개혁시민연대, 영화인회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전국언론노조 등 문화관련 16개 시민단체들로 결성된 단체다.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문화의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문화강대국의 편의적 정책이자 자본시장의 무역경제논리로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는 ‘문화콘텐츠’라는 미명 하에 강대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획일화된 현상이 만연해있는데 이는 마치 문화적 식민지 정책과도 같다. ‘문화’라는 기본적이면서도 첨단적인 의식세계는 강제 수용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세계 1백5십여 개국의 그 많은 국가·인종이 하나 될 수 있는 다양한 민족문화를 인정하고 공유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세계문화가 창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정치제도적·사회제도적인 부분에서 문화의 올바른 확립을 꾀한다는 것인지. 문화예술을 하는데 있어 정책적인 부분이 중요시되는 근거는

­오늘날 문화라 하면 연극·영화·미술 등 순수 예술적 의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것 자체에 포함되는 관점과 사고방식을 일컫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정치와 경제도 이와 마찬가지이며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정치의 변화, 정책의 변화 없이는 문화예술의 발전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전쟁보다는 문화적인 예속이 더 무서운 세상이 바로 요즘 세상이다. 정치인들의 문화적 마인드가 빈곤한 지금, 우리는 스스로 문화가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를 물어야 한다. 또한 연극 등의 공연예술과 더불어 무용, 음악 등을 비롯한 순수예술 분야는 자생능력이 결여돼있다. 정부차원의 육성정책이 필요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으며, 따라서 예술인들에게는 그것을 요구할 권리 혹은 의무가 있다.

■ 향후 각종 정책 개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 했는데 어떤 일들을 계획중인지
­앞으로 남은 21세기동안 오천 년 역사의 우리 전통문화를 떳떳하게 내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 생각한다. ‘이 단체가 존속해야 할 필요성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해 국제적으로 열리는 문화 세미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세계적 석학 이반 베르니어 교수의 초청강연회도 개최했다. 또한 토론회에서는 미국의 패권주의 문화 극복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한 이제 한국도 정부의 차원에서 국제적인 문화기구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인데, 가입자격이 됨에도 불구하고 현재 가입되어있지 않은 상태이기에 한국정부의 가입도 적극추진중이다.

■ 자신의 문화활동에 담긴 철학, 바람이 있다면
­젊은 시절, 연극을 하면서 궁핍한 생활을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다음세대에는 문화영역에 종사함에 있어 좀 더 나은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이 현재 나의 바람이다. 이는 완성의 의미가 아니라 가는 길을 닦아주는 것, 그 과정을 준비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내 희생 속에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토양을 조성하는데 힘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다.

안민영 기자 zenithamy@mail.skku.ac.kr